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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돼지…왈왈·꿀꿀” 국민 분노 폭발…교육부 간부 막말 파문 확산

배문규·조미덥 기자
<b>MB 정부 땐 ‘친서민 교육정책</b>’ 2009년 8월27일 당시 나향욱 교육과학기술부 교직발전기획과장이 경북 구미 경북교육연수원에서 학습보조인턴교사들에게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 강연을 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제공

MB 정부 땐 ‘친서민 교육정책’ 2009년 8월27일 당시 나향욱 교육과학기술부 교직발전기획과장이 경북 구미 경북교육연수원에서 학습보조인턴교사들에게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 강연을 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제공

교육부가 막말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정책기획관(47)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지만, 나 기획관을 ‘즉각 파면하라’는 국민적 공분은 계속되고 있다. 나 기획관은 지난 7일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 민중은 개·돼지다”라고 말한 사실이 보도된(경향신문 7월9일자 2면) 이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9일 나 기획관의 언행에 대해 사과하면서 대기발령 조치를 하고, 경위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세금으로 일하는 공무원이 국민을 무시하는 비상식적 발언을 한 데 대한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9일 시작된 ‘나향욱 파면요구 청원’ 참여자는 하루 만에 1만명을 넘어섰으며, 교육공동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교육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댓글의 첫마디를 “안녕하세요? 개·돼지입니다”로 시작해 ‘왈왈’ ‘꿀꿀’과 같은 의성어를 적은 항의 댓글이 폭주하고 있다. 트위터에선 항의 전화를 위해 교육부 관련 부서 번호를 공유하고, 고위 공직자의 비뚤어진 인식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나오는 “서민층이 정치 수준에서 대표되지 못한 결과, 사회 수준에서 서민층에 대한 상층계급의 오만과 차별은 강화되고, 못사는 사람에 대한 공공연한 비하가 가능해진다”는 글을 인용하는 등 발언의 사회적 배경을 분석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나는 개·돼지…왈왈·꿀꿀” 국민 분노 폭발…교육부 간부 막말 파문 확산

나 기획관이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를 한 사실도 알려지며 비판받고 있다. 경북매일신문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2009년 8월27일 당시 나향욱 교육과학기술부 교직발전기획과장은 경북도교육청 주최 강연회에서 “누구든지 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교육으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의 공공성과 평등의 원칙’을 부정하면서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는 정반대 취지의 발언이다.

교육단체들도 잇달아 비판 성명을 냈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는 “나 기획관의 파면을 계기로 교육 정책 기조에 대한 성찰과 방향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부 정책에 깔려 있는 반민중적, 반헌법적 사고 체계가 고위 관료의 입을 통해 드러났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10일 나 기획관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즉각 파면과 대대적인 쇄신을 촉구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중징계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4일엔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학생들이) 빚이 있어야 파이팅도 생긴다”고 말해 물의를 빚는 등 잇따른 교육계 인사들의 ‘막말’ 파문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야당은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이들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교육부 감사관은 지난 9일 나 기획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대기발령으로 업무에서 빠진 나 기획관은 출근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조사를 통해 징계 사유로 확인되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의 징계기준에 따르면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파면·해임될 수 있다.

교육부 심민철 운영지원과장은 “현재 어떤 방식으로 질의할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징계 시점과 수위는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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