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은 피다 버린 담배에서 시작됐다

오제일 2016. 7.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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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전 여성이 던진 꽁초에 격분
분노 해소 목적 살해 결심후 실행
檢, 범인 김씨 살인죄로 구속기소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강남역 살인사건 범인은 범행 이틀 전 한 젊은 여성이 버린 담배꽁초가 자기 신발에 떨어진 것에 화가 나 여성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는 이 사건의 피의자인 김모(34)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5월17일 오전 1시7분께 서울 서초구 한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A(23·여)씨를 수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오전 10시께 사건 현장 인근 주점으로 출근한 김씨를 체포, 같은 달 26일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 김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검찰 조사결과 김씨는 해당 장소에서 약 30분 동안 혼자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린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 범행 후 추가 범행 시도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건 이틀 전 한 젊은 여성이 던진 담배꽁초가 자신의 신발에 던진 일 때문에 감정이 폭발, 범행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범행 직후 및 수사과정에서도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를 보이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수사와 함께 국립법무병원에 검사를 청구, 약 한 달간 김씨의 조현병(정신분열병)과 관련된 검사도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정신적 불안증세로 병원진료 등을 받았다. 병무 신체검사에서 신경증적 장애로 4급 판정을 받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2009년 이후 김씨는 조현병으로 6회 이상 입원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증상은 치료 기간 잠시 호전될 뿐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악화하기를 반복했다.

김씨의 증상은 여성에 대한 반감과 공격성으로 드러났다. 2015년 8월 빌라 2층에 거주하면서 4층에서 여자 발소리가 들린다고 항의하다 경찰에 신고당하는 식이었다.

증상은 지난 3월 치료를 중단하고 집을 나온 뒤 더 악화됐다. 그는 자신이 강남역 인근의 한 술집에서 서빙일을 하다 주방보조로 옮기게 된 원인도 여자 손님이 자신의 위생상태를 지적했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검찰은 이 같은 김씨의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과 '담배꽁초' 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살인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판단, 김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치료감호를 함께 청구했다.

아울러 김씨 범행의 잔혹성,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고려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이 선고되도록 철저히 공소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kafk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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