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한 관리자층 줄여야 회사 생산성이 높아진다

황윤정 기자 2016. 7. 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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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리층' 30여년새 2배 증가.."3500조원 손실"
미국 뉴욕. © AFP=뉴스1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과학 기술에 따른 자동화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금융위기 뒤에는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들만이 살아남으며 조직의 상위계층이 비대해지는 ‘역피라미드 구조’가 고착화됐다. 이렇게 지나치게 많은 ‘보스’들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30여년새 '보스' 숫자 두배로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노동통계청의 자료를 인용해 1983년 이후 미국 ‘보스’들의 숫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일자리는 40%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이 비대해지면서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둔화되고 개별 기업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고 CSM은 진단했다.

개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불필요한 절차와 문서 작업 등 관료주의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매년 3조달러(3500조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멜 교수는 시간과 능력의 손실도 비용에 추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멜 교수는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고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무자들을 조직화하는 방법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SM과의 인터뷰에서 “관료주의는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눈부신 발명품일 수 있으나 이로 인해 관리자들은 실무자에게 강력한 규제를 들이대며 감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한 사무실. © AFP=뉴스1

◇ '보스없는 회사' 꿈꿔야

매니지먼트랩의 미셸 자니니 이사도 하멜 교수의 의견에 공감했다. 그는 150년이 넘은 산업구조는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과 같은 ‘결정자 따로, 실행자 따로’인 구조를 바꿔 ‘보스가 없는 회사’라는 유토피아적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자니니 이사가 제시한 ‘포스트 관료주의 회사’에서는 실무자들의 능력과 열정을 근거로 스스로 관리 조직을 결성하고 자체적인 퍼포먼스 평가를 통해 ‘보스’가 아닌 ‘리더’를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실무자들의 임금도 그들의 팀이 벌어들인 돈에 의거해 지급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갤럽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회사에 소속감을 느낀다는 근로자는 단 13%에 불과했다. 전체 미국인 응답자의 29%만이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고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갤럽은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많은 나라의 근로자들이 높은 사회적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 보스 비율 10분의1, 일인당 매출은 두 배

전문가들은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한 회사들의 경영 실적이 실제로 더 양호하다고 강조한다. 철강업체인 누코르코퍼레이션의 2만3000여명의 근로자들은 자율 경영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은 200억달러에 달한다.

하멜 교수는 이 회사의 ‘보스’군단은 100명에 불과해 다른 경쟁업체의 10분의 1 규모밖에 안 된다고 소개했다. 반면 “누코르의 근로자당 매출액은 다른 미국 철강업체들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누코르의 근로자 1명당 매출액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의 세 배에 육박한다.

자니니 이사는 현재의 관료주의 구조가 바뀌려면 조직, 사회기관, 교육시스템 등이 모두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엄청난 규모의 사회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멜 교수는 “인간의 능력이야말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통제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힘주어 말했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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