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더울수록 더 시원한 밀양 얼음골 신비길

2016. 7. 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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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오들오들'..호박소 장관·얼음골 사과 '꿀맛'
천연기념물 제224호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결빙지 내에 주렁주렁 달린 고드름
천황산 북쪽 중턱 해발 600m 지점에 있는 얼음골 가는 길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매표소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냉기가 온몸에 전달된다.
천연기념물 제224호인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경남 밀양시 산내면 호박소
밀양 얼음골 사과

한여름 '오들오들'…호박소 장관·얼음골 사과 '꿀맛'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어디 시원한 곳 없나?"

'진짜 더위'가 시작된다는 절기상 소서(小暑)가 지나면서 슬슬 여름 휴가지를 고민할 때다.

실내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는 이상 전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바깥에 시원한 곳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여름 자연상태에서 냉기를 뿜어내는 냉장고 피서지가 있다.

◇ 무더위 속 고드름…얼음물에 발 담그면 2분도 못 견뎌

천연기념물 제224호 경남 밀양 얼음골이다.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천황산(해발 1천189m) 북쪽 중턱 해발 600m 지점에 있는 얼음골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로운 곳이다.

재미있는 것은 얼음골 매표소 밖에는 시원함을 몸으로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공짜가 없는 법인가보다.

표를 끊고 매표소를 통과하면 코앞에 있는 계곡에서부터 신기하게도 냉기를 확 뿜는다.

푹푹 찌는 여름 마치 차가운 냉장고 문을 열면 느끼는 기분 그 자체다.

입장료(어른 1천원·중고등학생 700원·초등학생 400원)가 전혀 아깝지 않다.

찬 기운이 쌩쌩 느껴지는 매표소에서 좌측길을 따라 450m를 오르면 가마불폭포, 우측길을 따라 400m를 오르면 결빙지에 닿는다.

취향에 따라 입맛 당기는 대로 오르면 된다.

먼저 냉기를 시원하게 즐기면서 산행길에 오르려면 우측이다.

살짝 땀을 흘리며 폭포를 먼저 구경하고 하산길에 온몸에 닭살이 돋게 하려면 좌측이다.

산행길도 평탄하다.

산행길 내내 계곡 바위틈에서 쌩쌩 나오는 냉 바람 때문에 땀조차 나질 않는다.

10여분만 오르면 성큼 결빙지에 도착한다.

크고 작은 돌무더기들 사이로 에어컨 바람이 부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결빙지 바닥에는 현재 제법 두꺼운 하얀 얼음이 깔렸다.

얼음이 어는 바위틈은 여름 평균 기온이 섭씨 0.2도다.

4월 중순부터 6월 장마철이 닥칠 때까지 결빙지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장관을 이룬다.

결빙지에서 만난 권재남(58) 씨는 "부산에서 얼음골을 처음 구경 왔는데,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얼음이 어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하다"며 감탄했다.

얼음골 계곡 물은 2분을 견디기 힘들 만큼 차다. 물 온도는 4도다.

오래 발을 담그면 소름이 팍팍 돋는다.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얼음골을 찾은 박민아(47) 씨는 "지면을 통해 듣고 봤던 얼음골을 직접 와보니 정말 시원하고 좋다"고 말했다.

얼음골에는 역사적인 장소도 있다.

동의보감을 만든 명의 허준이 스승 유의태를 직접 해부한 장소로 알려진 '동의굴'이 실제 있다.

◇ 가마불폭포…시원한 물줄기 가슴 '후련'

가마불폭포는 결빙지에서 불과 100m 거리다.

가는 길도 나무로 만든 계단길이 놓여 있어 발걸음도 가볍다.

아름다운 협곡을 따라 흐르는 폭포수는 바로 옆에 있는 얼음골 물 만큼 차갑지 않아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옥처럼 맑은 물빛만 봐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가마불폭포는 가마솥 모양처럼 돼 있어 물이 고이지 않는다.

◇ 얼음골 케이블카 타는 재미도 '쏠쏠'

'영남 알프스' 비경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는 얼음골 케이블카 타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다리가 떨리는 노약자에게는 구세주 같은 존재다.

총 길이는 1천800m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케이블카는 50인승 2대가 동시에 왕복하는 방식이다.

소요시간은 편도 10분이다. 상부인 천황봉 등산로를 개방하고 있다.

운행시간은 3~11월까지 상행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하행은 오후 5시 50분이 마지막이다.

◇ 거대한 폭포가 장관인 호박소…입이 '쩍'

얼음골에서 3㎞가량 떨어진 밀양 명물 호박소를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한다.

밀양시가 자랑하는 8경 중 으뜸이다.

백옥 같은 화강암이 수십만 년간 물에 씻기고 씻겨 커다란 소(沼)를 이뤘다.

모양이 절구(臼) 호박 같이 생겼다고 호박소라고 한다.

호박소 주차장 입구에서 걸어서 평탄한 산책로를 따라 4∼5분만 걸으면 명물을 만날 수 있다.

반들반들하고 평평한 바위를 보면 미끄럼을 타고 싶은 충돌마저 든다.

호박소에서 쏟아지는 장쾌한 물소리를 들으면 가슴까지 탁 트인다.

"아 이 맛이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묘하게도 보면 볼수록 자꾸 호박소 곁으로 다가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한때는 호박소를 개방했지만 지금도 접근을 막고 있다.

물에 빠지면 둘레 30m, 깊이 5∼6m로 깊고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수가 소용돌이를 일으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고 한다.

수영 절대 금지 구역이어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 얼음골 사과 여전히 꿀맛

얼음골을 빠져나오는 길에는 밀양 명품인 얼음골 사과를 파는 가게가 도로변에 즐비하다.

얼음골 사과는 전국에서 가장 늦게 수확한다.

이 지역 사과는 남쪽이어서 꽃피는 시기가 1주일에서 보름 정도 빠르고 수확기에는 다른 지역보다 나무에 20~30일 더 오래 달려 한층 더 깊은 맛을 낸다.

사과 속살에는 곳곳에 퍼져 있는 밀병 현상인 일명 '꿀'이 들어 있어 더 달고 맛있다.

이곳에서 파는 사과가 진짜 얼음골 사과다.

사과가 든 숫자에 따라 다양한 상자로 파는데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 상자 더 살걸"하고 후회한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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