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12년전엔 연기였다면 지금은 '브록'이 저예요"

이재훈 2016. 7. 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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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경, 뮤지컬배우
【서울=뉴시스】김선경, 뮤지컬배우
【서울=뉴시스】김선경, 뮤지컬배우

■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주인공 페기에 밀리는 왕년의 스타
"'나만'에서 '함께'로 여유" 활기 넘쳐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0~30대는 뭘 몰랐어요. 솔직히 나밖에 안 보였죠."

이젠 40대 중반도 훌쩍 넘어버린 그녀가 소녀처럼 깔깔댔다. 12년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배우 김선경(48)이 확 젊어졌다.

20년째 국내에서 롱런하고 있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도로시 브록'으로 열연하고 있다. 브록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단숨에 스타로 발돋움한 '페기 소여'에 밀리는 왕년의 스타다.

12년만에 다시온 뮤지컬, 30대때 했던 브록을 다시 연기한다. "그땐 그저 브록이 성숙해보이도록 진짜 연기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일부러 품을 들이지 않아도 그 역에 몰입되고 있어요"라며 스스로 흐뭇한 미소를 드러냈다.

1세대 뮤지컬 배우로 25년차인 그녀는 막강한 '여성 배우'로 거듭났다. 지난해 뮤지컬 '쿠거'를 하면서 "이제는 좀 뭘 알 것 같다"는 느낌이 온몸을 통과했다. '쿠거'는 30~40대 여자들의 속사정과 심리를 밖으로 끌어낸, 또 여자배우가 만들어 화제가 된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브록'의 인연은 우연으로 시작됐다. 2004년 당시 브록역에 캐스팅된 배우가 사정이 생기면서 급작스레 맡게 됐다. 기회는 왔지만 준비시간이 짧았고, 그 만큼 아쉬움이 남았던 역할이다.

이번엔 처음부터 제안이 왔다. 당시 소여 역을 맡았던 배우이자 이번 시즌 '브로드웨이 42번가' 제작사인 샘 컴퍼니의 김미혜(46) 대표가 러브콜했다.

두번째 브록으로 나선 김선경은 고기가 물만난 듯 펄펄 날고 있다.

"지금 브록을 연기하는 것이 편해요. 저절로 나오죠. 공감이 되기 때문이에요. 2막에서 페기에게 '관객들이 원하는 건 너다. 네가 실력을 발휘해라'라는 말은 제 진심이기도 해요. 울컥하더라고요."

김선경은 진심연기는 무대밖에서도 빛나고 있다. 앙상블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것도 그녀 몫이다. 공연 때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아자!'하는 힘찬 소리가 들리는 데 김선경 목소리다.

KBS 탤런트 특채 출신인 김선경은 1989년 이 방송사의 드라마 '비극은 없다'로 데뷔했다. 이 드라마의 주제곡을 불러 가창력까지 인정 받은 그녀는 1991년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뮤지컬배우로 나섰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1세대 뮤지컬배우의 탄생이었다. '로마의 휴일' '킹앤아이' 등 예쁜 여주인공 역은 도맡았다. 커피, 이동통신사 등 톱스타들만 출연하는 CF에도 얼굴을 비쳤다.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본격화되기 전인 당시 이례적으로 대기업들이 그녀가 이끄는 문화 행사를 후원하기도 했다.

김선경은 "다들 믿지 않는데, 원래 현모양처가 꿈이었다"고 부끄러워했다. 외모가 튀어서 어릴 때부터 연예계 러브콜이 잇따랐을 듯한데 "이 길이 나한테 주어지는 걸 피했다"고 했다. "조용히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은 그녀를 무대로 몰아넣었다. 연기력까지 인정 받은 그는 TV와 스크린으로 활동을 넓혔다.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연부인' 역으로 단 2회 출연했는데, 강렬한 카리스마 덕분에 당시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를 장악하기도 했다. 전수경, 박해미, 김미혜, 류정한 등 톱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넌센스 잼보리'를 통해 코믹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달 말께 방송 예정인 MBC TV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를 촬영 중인 김선경은 강한 인상 탓에 이제 드라마에서 '센 언니' 역만 제안이 온다고 했다. 11월 방송 예정인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작가님에게 '나 착하잖아요. 근데 또 악역이네'라고 그랬어요. 멜로를 제대로 해본적이 없는데 유동근, 황신혜 씨 나온 드라마 '애인' 같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열정은 늙지 않는다. 방송과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어느덧 중견 배우가 된 김선경은 "이제는 전체가 조금씩 보인다"며 "혼자 무엇을 이루려고 하기 보다, 주변과 함께 가려고 하죠. 그런 시야를 가지게 됐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브록'에 빠져 있는 김선경은 밝고 씩씩하다. "소여에게 주역을 물려줬지만, 브록은 자신에게 맞는 더 좋은 무대를 찾아 새로운 시작을 할겁니다. 저요?. 당연히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호호호" 8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1544-1555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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