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사태' 경찰 수사 확대-당사자 침묵(종합)

2016. 7. 6. 12: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김태우 기자] 날벼락이 떨어졌다. 강정호(29·피츠버그)가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경찰은 수사를 확대하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강정호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침묵에 들어갔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지만, 혐의가 입증될 경우 경력에 큰 상처가 불가피해 보인다.

시카고 지역 언론인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시카고 경찰은 강정호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신고를 받고 이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을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피츠버그 구단 측에 통보했으며, 피츠버그 구단 측은 경찰 수사를 존중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은 상황이다.

시카고 경찰의 설명에 의하면 이 23세의 여성은 ‘범블’이라는 데이트 주선 앱을 통해 강정호와 접촉했으며 6월 18일 밤 10시경 시카고 원정을 떠나 매그니피션트 마일의 웨스틴 호텔에 머물고 있던 강정호의 방에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블’이라는 앱은 특성상 여성이 먼저 말을 걸어야 대화가 성립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촉됐고, 어떤 식으로 초대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를 주장하는 이 여성은 강정호의 방에서 알콜성 음료수를 마신 뒤 정신이 혼미해졌으며, 15~20분 뒤 기억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그 뒤 강정호에게 성폭행을 당한 정황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호텔에서 나와 택시를 탈 때까지도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이 여성은 강정호와 만났다고 주장하는 다음 날인 19일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을 찾아 성폭행에 대한 증거를 수집했으며, 열흘 뒤 경찰에 신고했다고 시카고 경찰 대변인은 말했다.

이에 대해 시카고 경찰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발표하면서도 강정호 및 관계자들이 소환됐는지, 혹은 앞으로 누군가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발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대질 심문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소가 접수됐고 이슈가 된 만큼 수사력을 집중해 사실 관계를 밝힌다는 입장도 동시에 드러냈다. 현재까지는 이 여성의 일방적인 주장만 들었던 터라 앞으로 강정호나 선수 측 인사를 소환해 수사를 진척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현재 상황을 매우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며, 앞으로 나올 추가 정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피츠버그 구단도 경찰 조사를 좀 더 지켜볼 것이며 사무국과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원론적인 성명을 내놨다. 다만 피츠버그는 구단 차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어떠한 발언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강정호와 대리인은 물론, 클린트 허들 감독을 비롯한 모든 팀 관계자들이 ‘침묵’에 들어갔다. 강정호는 6일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이번 사태에 대한 어떤 발언도 거부했으며, 강정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도 변호사 선임에 대한 기본적인 물음조차 입을 다물었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언급은 수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로서는 지금의 침묵을 이어가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시카고 경찰은 강정호를 ‘피의자’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유력한 용의자’로는 보고 있다. 병원에서 받은 검사 결과를 대조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강정호를 피의자 신분으로 두고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결과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관계가 이뤄졌는지, 그렇다면 이것이 강제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부분은 양쪽의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강정호는 중징계를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형사적으로 합의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MLB의 새 규약이 걸린다. MLB는 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 등 3대 이슈에 대한 강한 처벌을 천명했고 올해 이미 세 명의 선수가 이 규약에 걸려 최소 30경기 이상 출전 정지의 처벌을 받았다. 합의 과정을 거쳐 검찰에 기소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예외가 없이 MLB의 철퇴를 맞았다.

현재로써는 강정호가 무혐의 판정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징계 등 다른 절차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혐의가 인정될 경우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당장 50경기 이상의 중징계가 예상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 징계가 80경기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올 시즌은 그대로 끝이다. 여기에 도덕적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어 선수 생활 동안 꼬리표를 벗기가 쉽지 않아진다. 극도로 나빠지는 국내외 여론 또한 부담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