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브렉시트·경기 둔화 우려에 5일만에 하락 반전..다우 0.61%↓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뉴욕 증시가 되살아난 브렉시트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4% 이상 급락했고 경기지표 마저 부진하면서 닷새 만에 하락 반전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4포인트(0.68%) 하락한 2088.5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108.75포인트(0.61%) 내린 1만7840.62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9.67포인트(0.82%) 하락한 4822.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영국의 부동산 펀드 환매 중단 소식에 하락 출발했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대비 소폭 하락한 50.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은 48.6을 기록해 예상치(49.2)를 밑돌며 4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스탠다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는 39억달러(약 4조5123억원) 규모인 부동산 펀드의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또 아비바 인베스터스 역시 23억6000달러 규모인 자사의 부동산 신탁 거래를 중단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환매가 늘어나 유동성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 美 경기지표 일제히 ‘기대 이하’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기지표는 모두 전문가의 예상에 못 미치며 악재로 작용했다.
먼저 미국 5월 내구재주문이 전월에 비해 2.3% 감소했다. 이는 전망치(2.2%)보다 더 나빠진 것이다.
내구재는 기업에서 3년 이상 사용하는 자재나 설비를 뜻한다. 내구재 주문 동향은 산업생산이나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로 여겨져 제조업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로 쓰인다.
미국 상무부는 확정치에 앞서 지난달 24일 5월 내구재주문이 전달에 비해 2.2%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달러화 강세, 기업 수익성 약화 등이 기업 투자를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미국 5월 제조업수주도 전월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5월 제조업수주가 전달에 비해 1.0% 감소하며 2개월 연속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4월에는 전월대비 1.9% 증가했다. 5월 전망치는 0.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로 쓰이는 비국방 항공기 제외 자본재 수주는 0.4% 감소했다. 전달엔 0.7% 감소했다.
◇ 국제유가, 세계 경기둔화 우려↑ '급락'…WTI 4.9%↓ 국제 유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39달러(4.9%) 급락한 46.6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2.1달러(4.19%) 내린 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락한 것은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영국이 불확실성의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란은행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경기대응자본확충비율을 0.5%에서 0%로 낮추기로 했다.
중국의 무역과 투자 지표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과 달러 강세도 악재로 작용했다.
◇ 브렉시트 우려 '재점화' 파운드 '31년 최저'… 엔화 급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가 급등한 반면 영국 파운드화는 31년 만에 최저치를 다시 갈아 치웠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 급락한 101.53엔을 기록하고 있다. 한 때 101.46엔까지 떨어지며 2주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2% 가까이 급락한 1.302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영국 중앙은행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고 경기지표도 예상을 밑돌면서 파운드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이날 영란은행(BoE)은 금융정책위원회를 열고 은행의 경기대응자본확충비율을 0.5%에서 0%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국 시중은행들은 가계와 기업에 최대 1500억파운드를 더 대출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 카니 총재는 영국이 불확실성의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6월 영국 건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7년 만에 최저로 추락,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달러 유로 환율은 0.72% 내린 1.1074달러를, 엔/유로 환율도 1.65% 내린 112.48엔을 가리키고 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64% 오른 96.13을 나타내고 있다.
◇ 국제금값, 경기둔화 우려에 1.5%급등… 2년 3개월 최고 국제 금값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9.7달러(1.5%) 급등한 1358.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3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31.9센트(1.6%) 오른 19.907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14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금값이 급등한 것은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영국의 일부 부동산펀드가 환매를 제한하고 나섰고 미국의 내구재주문과 제조업 수주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대비 소폭 하락한 50.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은 48.6을 기록해 예상치(49.2)를 밑돌며 4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구리 가격은 1.5% 급락했고 팔라듐도 0.5% 하락했다. 반면 백금은 1.9% 올랐다.
◇ 유럽증시, 다시 커진 브렉시트 우려에 혼조…英 경기부양책에↑ 유럽 증시가 국제 유가 급락과 영국의 부동산펀드 환매 중단 소식에 일제히 하락했다. 하지만 영국은 중앙은행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1.7% 오른 324.17을 기록했다. 독일 DAX지수는 1.82% 급락한 9532.61로 마감했고 프랑스 CAC지수도 1.69% 내린 4163.42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영국 FTSE지수는 0.35% 오른 6545.37로 장을 끝냈다. 이날 영란은행(BoE)은 금융정책위원회를 열고 은행의 경기대응자본확충비율을 0.5%에서 0%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국 시중은행들은 가계와 기업에 최대 1500억파운드를 더 대출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oE는 성명에서 "일부 위험들이 뚜렷해 지고 있다는 증거들이 있고 금융 안정에 대한 현재의 전망은 도전적인 상황"이라며 "금융 안정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BOE는 이와 함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두 번째로 13억5000만파운드를 장기환매조건부채권(ILTR) 조작으로 금융기관들에 공급했다. BOE는 지난달 28일 31억파운드 규모의 유동성을 같은 방식으로 시중에 공급한 바 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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