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누리예산 편성 압박 위해 새 시행령 공포
지자체장과 서면협의 아닌 교육행정협서 논의 의무화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 문제로 교육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정부가 교육청의 예산 편성 과정을 손질한 새 시행령을 공포하며 교육청 옥죄기에 나섰다. 교육감들은 교육청의 고유한 예산 편성권한을 침해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5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지난 4월8일 입법예고됐고, 6월2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새 시행령의 핵심은 교육감의 예산 편성 과정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종전에는 교육감이 예산을 편성해 지방의회에 제출할 때 지자체장과 서면협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할 때만 ‘교육정책협의회’를 열도록 했다. 그러나 새 시행령은 임의기구 성격이었던 교육정책협의회를 폐지하고 ‘지방교육행정협의회’에서 논의하도록 했다. 지방교육행정협의회는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각 시·도에 설치된 필수기구다. 새 시행령은 지방교육행정협의회에서 전입금의 전입 시기도 협의하도록 했다. 또 교육감이 지방의회에 예산을 제출할 때에는 지자체장과의 협의 결과를 첨부하도록 하고, 교육감과 지자체장은 협의사항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다.
교육부는 교육청이 예산이 있으면서도 교육감 공약사업에 우선 편성하고, 지자체가 전입금을 제때 넘기지 않아 누리과정 예산이 부족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 시행령은 교육청과 지자체 모두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새 시행령은 지방교육자치법에 명시돼 있는 교육감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해 지방교육자치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