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국장 압박이 '통상업무?' 전 홍보수석들 "말도 안돼"

김도연 기자 입력 2016. 7. 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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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전 YS정부 공보수석 “권위주의 시절에 일어날 일”… 윤승용 전 참여정부 수석 “부끄럽다”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해 KBS 보도·편성에 개입했던 것에 대해 전직 청와대 공보·홍보수석들은 한 목소리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전 수석의 보도 통제는 “권위주의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부터 1997년까지 공보수석 겸 대변인을 지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4일 “나도 녹취 음성을 보도를 통해 들어봤는데, 그게 언론의 협조를 구한 것인가”라며 “지금과 같은 시대에 그런 행위가 홍보수석의 통상 업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이 전 수석의 보도 통제 논란에 대해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언론 협조 요청”이라고 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윤 전 장관은 “이 실장은 권위주의 시절의 내무 관료 출신”이라며 “그분에게는 통상 업무라는 판단이 자연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장관은 “지금의 기준, 국민 수준으로 보면 납득이 안 되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왼쪽)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사진=미디어오늘, 연합뉴스)
참여정부 말기인 2006년 12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윤승용 전 수석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전 수석은 “기본적으로 홍보수석 업무는 대통령 생각과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라며 “대변인을 통해 발표하거나 홍보수석이 출입기자를 상대로 설명하는 방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수석은 “공영방송 보도국장에게 전화해서 보도에 개입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방송사에 전화하는 것을 금했다. 다만 사실과 달리 보도가 나갈 경우는 대변인 등을 통해 보도를 정정토록 했다”고 밝혔다.

윤 전 수석은 “예기치 못한 재난이 발생해도 해당 부처 공보실을 통해 대응하지 청와대 홍보수석이 직접 보도국장에게 전화하는 일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수석은 “(이정현 전 수석의 보도통제는) 굉장히 잘못된 것이고 홍보수석의 업무를 지나치게 과장한 결과”라며 “윤창중 대변인 건도 그렇고 현 정부에서 홍보 업무를 맡던 인사들과 관련한 논란이 참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MB정부인 2010년부터 홍보수석을 맡았던 홍상표 전 수석은 답변을 거부했다. 홍 전 수석은 “미디어오늘이 쓰는 기사 방향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 전 수석은 YTN 출신으로 2008년 YTN 언론인 대량해직 사태 당시 ‘돌발영상’ 삭제 파문, 2005년 황우석 파동 당시 ‘청부취재’ 논란 등으로 홍보수석 임명 초부터 입길에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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