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주 대표 "10년간 극단 유지한건 배우들 덕분"

이재훈 2016. 7. 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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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우현주, 배우 겸 극단 맨씨어터 대표
【서울=뉴시스】연극 '데블 인사이드' 연습사진(사진=극단 맨씨어터)
【서울=뉴시스】연극 '데블 인사이드' 연습사진(사진=극단 맨씨어터)

배우에서 맨씨어터 대표로 종횡무진
이석준 전미도등 라인업 구축 큰 힘
15번째 작품 '데블스인사이드' 9일 개막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우현주 극단 맨씨어터 대표는 연극계 여자 후배들에게 롤모델로 통한다.배우와 대표를 겸하며 대학로를 지키고있다.

극단 맨씨어터는 우 대표가 정재은, 정수영 등 당시 절친한 30대 중후반 여배우들과 함께 2007년 창단했다. 이석준·박호산 등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는 남자배우와 전미도 같은 스타 배우, 이창훈·구도균·이은 등 젊은 배우들이 모이면서 화려한 라인업을 갖췄다.

극단 맨씨어터 10주년을 앞두고 대학로에서 만난 우현주 대표는 "모여 있는 배우들이 내게는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스타 배우들인데 여기 오면 출연료도 제대로 못 받고 고생해요. 이석준, 전미도 같은 배우가 출연료를 거의 받지 않고 한달을 출연하니까요."

환경은 열악해지만 함께 무대를 만든다는 열정이 가득하다. 우 대표는 "그런 배우들에게 위로를 받는다"며 "다들 즐겁게 일해 함께 성장해가는 기쁨이 있다"고 했다.

10년이 흘렀다는 걸 '막내들'에게서 느꼈다. 어느덧 그들이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올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4명의 배우를 신입 단원으로 뽑았다. "남배우 둘, 여배우 둘인데 가능성이 있는 친구들이에요."

벌써 15번째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오는 9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여는 '데블 인사이드' 연습이 한창이다. 국내 초연으로 작품을 직접 고른 우 대표는 "이런 연극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래빗 홀'(2007)로 퓰리처상, '굿 피플'(2011)로 뉴욕 드라마 비평가상을 받은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린제이-어바이어가 1997년 발표한 작품이다. 산행 중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알고 있던 아버지가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이라는 비밀을 알게 되면서 시작되는 기괴한 복수극이다.

침수된 도시, 넘쳐나는 쓰레기, 사람을 물어 뜯는 굶주린 개, 자신의 욕망에만 집중하는 사람 등 각종 악이 혼재됐다. 이 악의 순환을 그리는데 과장된 우연과 처절하게 비극적인 요소가 코미디로 여겨지는 괴작이다. 맨씨어터는 '스릴러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이 연극을 택한 건 이 시대의 공감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연상케 하는 이 작품은 악랄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휴머니즘을 이야기한다.

우현주 대표는 "3~4년 전부터 다른 곳과 공동 제작을 하려고 했는데 거절을 당했다"며 "미국에서도 인정 받은 작품이 아니다. 작가가 진지하게 썼다기 보다는 자기가 쓰고 싶은대로 마음껏 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인물들의 얽히고 설키는 과정도 복잡하다. 복잡한 텍스트를 정리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그 역시 상당히 난해하다고 했다. 퀜틴 타란티노 또는 박찬욱 영화 분위기를 풍긴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위해 김광보 연출은 배우들에게 팀 버튼 영화 식 연기를 요청했다. 등퇴장도 복잡해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는 고무 밴드를 엮어 배우들의 다양한 드나듦을 설정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배우들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믿는건 배우들이다. 김태훈, 박호산, 정수영, 구도균, 이창훈, 이은 등 맨씨어터 식구들과 함게 우대표도 직접 무대에 올랐다.

"'데블 인사이드' 제목은 '내 안의 악마'라는 뜻이에요. ‘가질 수 없는 것’에 집착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집착이 얼마나 공허한지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가 담겼어요. 관객들이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볼수 있는게 무대의 매력 아닐까요?"

맨씨어터가 10년간 유지해온 비결은 쉼없는 도전이다. 연극계에서 쉽게 하지 못하는 '은밀한 기쁨' '프로즌' 등 탄탄한 라이선스 작품과 '터미널' '흑흑흑 희희희' 등 재기발랄한 창작극을 선보이며 인기 극단으로 올라섰다. 지금까지 총 14개 작품을 선보였으나 어느 하나 겹치는 내용이나 장르가 없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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