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TV]'개콘' 재미도 공감도 놓친 성차별 개그는 이제 그만

뉴스엔 2016. 7. 4.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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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배효주 기자]

재미도 감동도 공감도 놓쳤다.

지난 6월 19일 첫선을 보인 KBS 2TV '개그콘서트' 속 '게놈 프로젝트'는 코미디언 박소라, 김민희, 안소미가 주축이 된 코너로 남성 멸종 10년 뒤 여성 과학자들이 모여 그간 비밀리에 연구해왔던 남성에 대한 각종 가설들을 발표한다는 콘셉트다. 오나미가 멸종 전 최후의 남자를 만났던 단 한 명의 여성으로 등장,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웃음을 안기기도 한다.

그러나 7월 3일 방송된 '게놈 프로젝트'에서는 뻔한 개그 내용은 차치하고, 여성을 무시하는 스테레오 타입을 고착화하는 내용의 개그가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남자들의 쇼핑 문화'와 '컴퓨터 문화'에 대한 연구 발표가 주 내용으로 다뤄졌는데, '남자들의 쇼핑 문화'는 그 누구나 생각해낼 법한 고리타분한 내용 그 자체다. 여자들은 쇼핑할 때 백화점에 몇 시간이고 머무르지만 남자들은 10분 만에 쇼핑을 완료하고, 마네킹에 입혀진 옷 그대로 벗겨서 사간다는 것.

이어진 '남자들의 컴퓨터 문화' 발표에서는 '여자는 기계를 다룰 줄 모른다'는 고정관념을 여실히 드러냈다. 컴퓨터를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고르느냐는 말에 세 명의 '여성' 코미디언은 "가벼운 거" "예쁜 거" "무조건 핑크색"이라고 답변한다. 답을 들은 박소라는 "그러나 남자들의 선택 기준은 이와 같다"며 해상도, 메모리, 운영체제, 그래픽 카드 등 상세 '스펙'이 적힌 사진을 내보였다.

이어 "남자들은 포맷도 자기 스스로 했다"고 말하자 "포맷은 무조건 사람을 불러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남자들은 다 빌 게이츠였느냐"고 깜짝 놀라는가 하면, 심지어 "남자가 주기적으로 포맷해야 하는 이유는 새 폴더 때문이다. 직박구리, 오목눈이, 뜸부기 등 새 이름의 폴더가 많았다"면서 "이 폴더 안의 내용물은 말씀드리기 힘들다"며 남성들이 야한 동영상을 받아본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고가의 컴퓨터를 구매하면서 "난 예쁘고 가볍고 핑크색인 걸 살래"라고 하는 여성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도대체 언제까지 여성은 기계에 무지하며, 포맷 같은 비교적 간단한 일도 사람을 불러서 해야 할 만큼 수동적인 존재로 묘사해야 성에 찰까. 그뿐 아니다. 남성들이 야한 동영상에 사족을 못쓰는 존재로 그려지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개그콘서트'의 부활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새 코너들이 큰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 '빅재미'는 잡지 못하더라도, 최소 구시대 개그에 머무르지만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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