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發 회계대란..반값 땡처리 보험사 나왔다

박준형,정석우 2016. 7. 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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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장부가 절반 이하에 매물로시가평가 방식 파장..보험업계 초비상

◆ IFRS發 보험업계 초비상 ◆

국내 자산 기준 12위 생명보험회사인 KDB생명이 장부가 68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0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KDB생명 최대주주(지분율 85.13%)인 KDB칸서스밸류 사모투자전문회사는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예상 매각 가격을 장부가의 절반 이하로 책정했다. 매각 공고는 7월 하순께 하기로 했다.

KDB생명이 싼값에 매물로 나온 이유는 2020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에 따라 1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국내 11위 생보사인 알리안츠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35억원이라는 충격적인 가격에 팔렸다. 알리안츠생명 역시 1조원 이상의 자본금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보험사들이 새 회계기준 도입 이후 대규모 자본 확충 부담에 따라 싼값으로 팔려나가면서 보험업계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일 "자본 확충 부담 때문에 추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계나 중소형 보험사가 많다"며 "생명보험사 매각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시가평가제'로 요약되는 새 회계기준이 시행되면 보험사들은 계약자들에게 앞으로 지급할 보험금(보험부채)을 현재 금리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

보험 계약 당시 금리보다 훨씬 낮아진 현재 저금리 상황에서는 보험사들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보험상품을 만들 당시의 금리를 반영한 예정이율과 고객과의 약정이율의 차이만큼만 자본금을 쌓으면 됐지만 앞으로는 보고서 작성 시점마다 현재 금리를 반영한 예정이율과 약정이율과의 차이만큼 자본금을 쌓아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 보험사들이 7% 약정금리로 팔았던 상품에서 올해 예정이율이 3%이면 두 금리 간 격차인 4%포인트만큼 자본금을 쌓아야 하지만 금리가 추가 인하돼 예정이율이 2%가 되면 5%포인트 차이만큼 더 커진 자본금을 쌓아야 한다.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새 회계기준 도입 때 보험회사들의 부채 증가분은 96조원(2015년 말 기준)에 이를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기가 기껏 2~3년에 불과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무관심 속에 자본 확충을 게을리할 경우 몇 년 후 보험사들의 붕괴와 보험계약자들의 혼란을 가져오는 '보험사발(發)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정한 국제회계기준(IFRS) 가운데 보험에만 적용되는 기준이 'IFRS4'이며 두 번째 개정안이 'IFRS4 2단계'이다. 보험계약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보험부채)을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계약 이후 금리가 떨어질수록 계약자 수익률과 보험운용 수익 차이가 나 그만큼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해 준비해야 할 자본금이 늘어난다.

[박준형 기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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