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토크]전혜빈, "뭐든 열심히 하는 해영의 모습이 제 안에 있죠"

전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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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방송 내내 화제를 모은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유제원)’은 두 명의 ‘오해영’을 둘러싼 이야기로 여성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샀다. ‘흙해영’으로 불리는 평범한 오해영(서현진)과 ‘금해영’이라 칭해지는 예쁜 오해영(전혜빈)의 에피소드가 큰 공감 요소로 자리한 것.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은 주로 ‘흙해영’ 쪽이었지만 ‘금해영’을 연기한 전혜빈 또한 자신의 역할을 십분 해내며 드라마의 성공을 견인했다. 예상 밖의 폭발력을 가져온 ‘또 오해영’의 주역 전혜빈은 “내가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준 건지 아쉬움이 있지만 잊지 못할 아름다운 기억이었다”라고 작품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

▲ 앞서 기자간담회 당시 예쁜 역할이라 부담스럽다고 언급했다. 마치고 나니 어떤가? 사실 촬영 내내 부담스러운 지점이 있었다. ‘예뻐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그런지 불편함이 있었다.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많았고, 자유스럽지 못했다. 완벽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다는 데서 오는 부담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함께 출연한 서현진이나 예지원 선배 등을 보면서 부러운 지점이 있었고, 다음엔 꼭 자유분방한 역할을 해야겠다고 맘먹었다.

▲ ‘흙해영’의 라이벌같은 느낌은 있었지만 기존 대다수 드라마에서처럼 악역은 아니었다. 드라마에 처음 합류할 때부터 작가님, 감독님이 말씀하신 부분이 ‘이 작품은 피해자만 있지 가해자는 없는 드라마’라고 말씀해주셨다. 모두 각자의 사연과 상황이 있었다. 특히 부족할 것 없어 보였던 ‘금해영’의 사연의 공개되면서 나 또한 안타까움을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안쓰럽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던 캐릭터다.

▲ 역할이 많이 몰입했나보다. 해영은 어찌됐든 사랑하는 박도경(에릭)이 더 이상 자신을 봐주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아픔이 있었다. 그런 장면을 연기하면서 가엽단 생각이 들더라. 사는 동안 해영은 항상 사랑받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뭐든 열심히하는 아이였던 것 같다.

▲ 연기하면서 가장 울컥한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였나 어린 해영이 성적표가 다른 해영(서현진)과 바뀐 걸 알면서도 일부러 엄마에게 가져가 “엄마 나 원래 전교 1,2등 하는데 이번엔 많이 떨어졌어”라고 할 때의 마음이 어떤 부분이었는지 깊이 와 닿았다. 엄마에게 등짝이라도 한 대 맞으면서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을텐데 그 순간에 자신의 이혼 이슈에 집중하는 엄마를 보면서 얼마나 서운했을까 싶었다. 실제로도 그런 일이 많을 것 같다.

▲ 극중 캐릭터와 전혜빈은 비슷한 지점이 있나
닮은 지점은 사랑받고 싶어서 노력해 온 부분인 것 같다. 나 또한 ‘착한 아이 콤플렉스’같은 걸 가지고 있었다. 장녀라 그런지 항상 바르고 뭐든 열심해 해야 한다는. 그런데 생각해보니 착한 아이 컴플렉스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는 순간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극중 해영이 결혼식 날 사라진 것처럼. 티 안내고 뭐든 열심히 하다 더 큰 사고를 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지금은 여전히 뭐든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지만 ‘착한아이’가 되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얘기하는, 맺고 끊음이 분명한 사람이 된 것 같다.

▲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흡한 에릭 서현진 김지석 등이 모두 아이돌 그룹 출신이다. 맞다. 도경의 동생 역으로 나온 허정민 씨도 문차일드 출신, 그의 여자친구 역할로 분한 영지까도 카라 출신이라 가수 출신 배우들이 모두 6명이나 됐다. 에릭, 서현진과는 2000년대 초반부터 봐왔던 터라 왠지 모를 ‘전우애’같은 감정까지 느껴져서 더 으ㅆㅑ으ㅆㅑ하고 촬영했던 것 같다.

▲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지점은 있나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다.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상당히 오랫동안 따라다녔고, 첫인상이 강렬해서인지 대중들에게 쉽사리 잊혀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이사돈'(SBS 예능 프로그램 ‘천생연분’에서 전혜빈의 별명)이나 가수 출신이라는 단어가 내겐 적잖은 콤플렉스였다. 최근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강호동 씨와 함께 하면서 옛 추억이 떠오르더라. 그 시절을 열심히 살아왔고 겪어 온 사람으로서 동질감이 느껴졌다. 이제는 ‘XX 출신’이라고 불리고 싶어도 못 불리는 시기가 올 것 같다는 생각이다. 돌아보면 역경과 고난이 최고의 시간인 것 같다.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

▲ 전혜빈의 실제 성격은 ‘흙해영’과 ‘금해영’ 중 어느 쪽에 가까운가 실제로는 금해영처럼 살려고 한다.(웃음) 뭐든 열심히 하고 즐기려고 하니까. ‘흙해영’의 매력은 무엇보다 솔직함인데 나는 사실 흙해영처럼 엄마에게 울며 불며 내 속마음을 그대로 털어놓지는 못한다. 장녀라 그런지 어찌됐든 걱정을 끼치진 말아？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하지만 살아온 환경은 흙해영과 비슷하다.

▲ ‘또 오해영’이 전혜빈에게 새롭게 남긴 게 있다면 뭘까. 내 인생을 돌아보니 사랑에 대해 너무 짜게 굴지 않았나란 생각을 했다. 뭔가 바라거나 원하는 게 아닌 그저 솔직하게 흙해영‘처럼 돌직구로 들이댔으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했다. 저렇게 사랑하면 어떤 느낌일까란 궁금증도 있고. 그동안 내가 배우로서 스스로 틀을 만들어왔다는 부분도 새롭게 보게 됐다.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ciel@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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