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다, 창문크다" 사사건건 간섭하는 이웃 어쩌나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편집자주] 직장인 황모씨(41)는 출퇴근이 편리한 서울 도심에 단독주택을 짓고 살겠다는 '로망'이 있었다. 성능 좋은 스피커로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듣고, 층간소음 걱정 없고, 탁 트인 공간에서 바베큐에 맥주 한 잔을 곁들이는 여유를 꿈꿔 온 탓이다. 주변의 만류와 걱정에도 도심 단독주택행을 결심한 그. 알토란 같은 땅 고르기부터 집을 손보고 정착하는 과정까지, '맨땅에 헤딩'한 이야기를 글로 담았다. 도심 단독주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고 생생한 경험을 전한다.
[[도심 주택 짓기-⑦]소음·사생활침해 등 민원에 현명히 대처해야…"권리관계도 꼼꼼히 챙겨야"]
집을 짓는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제약은 생각보다 많다. 건축 규제를 지킨 설계를 하고 솜씨 좋은 시공업체를 만났다고 해서 집을 원하는 대로 지을 수 있는 건 아니란 얘기다.
건축주는 집 짓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분쟁과 이에 대한 현명한 대처방법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당황해서 일을 그르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황씨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내 땅은 내 마음대로?…이웃 민원 잘 대처해야
단독주택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집을 짓거나 리모델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내 땅이라고 '내 마음대로'가 모두 통하는 것은 아니다. 담벼락을 맞대고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 있고 지역 공동체의 문화도 존중해야 한다.
가장 흔히 부딪히는 문제가 △공사 중 소음과 분진 △일조·조망권 침해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이다. 대부분 시공업체의 현장 인력이 이웃의 불편이나 민원을 전달받아 조율하는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건축주가 책임지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공사는 통상 평일 오전과 낮 시간대. 토요일 오전 시간에 진행되는데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저녁 늦게 혹은 일요일까지 공사를 진행할 경우 이웃과 다툼이 생길 공산이 크다.
또 공사 중 생기는 분진이나 소음이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공사현장 출입구를 봉쇄해놓는 것도 좋다. 다만 공사 과정에서 분진이나 소음 피해가 어느 정도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미리 최대한 양해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 담장이나 담벼락을 정비하는 일도 마찬가지로 이웃을 배려해야 한다. 담벼락을 허무는 것은 괜찮지만 이웃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도로를 침범해 화단을 조성하거나 테라스를 내는 것은 갈등의 소지가 크다.
가끔은 도를 넘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이웃들도 있다. 이웃들에 불편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집을 짓는 게 천벌을 받을 일은 아니다.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하면 되지만 정도를 넘어서는 간섭이나 불합리한 요구까지 응할 필요는 없다.
황씨는 "실제 공사를 하면서 집안이 들여다보일 수 있으니 큰 창을 줄여달라, 공사 현장이 시끄럽다는 등의 민원이 끊임없이 들어온다"며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의 불편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조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리관계, 미루면 손해…깔끔히 정리해야"
집을 고치다 보면 설계를 수정하거나 마감재, 자재 등을 변경하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계약서상에 상세한 부분을 모두 명시한 경우 이를 바꿀 때마다 추가 비용이 투입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계약서 작성 단계부터 현장에서 조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예산 범위 내에서 조율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집을 짓는 동시에 등기부등본상 권리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 매도인으로부터 주택을 매입해 잔금을 치르고 난 후 바로 리모델링을 시작하기 때문에 법적 서류 정리에 소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잔금을 치르고 나면 법무사를 통해 바로 취득세 등 세금을 납부하고 등기권리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전입신고를 하고 기존 세입자나 세대원이 주소지를 옮겼는지도 열람해볼 필요가 있다.
이사는 나갔지만 아직 세대원으로 남아 있는 경우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경우 당사자에게 현 주소로 전입신고를 하도록 하거나 집주인이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 말소요청을 할 수 있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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