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햇빛이 위험하다? '자외선 차단제'가 더 위험하다면?

신혜선 문화부장 2016. 7. 2. 03:10
번역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 만능에 대체의학 전문가가 던지는 돌직구 '햇빛의 선물'.."햇빛이 없으면 건강도 없다"

[머니투데이 신혜선 문화부장] [‘자외선 차단제’ 만능에 대체의학 전문가가 던지는 돌직구 '햇빛의 선물'…"햇빛이 없으면 건강도 없다"]

오늘도 빈틈없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외출하는가. 만일 그 자외선 차단제가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라면?

최근 자외선 차단제 사용 논란이 일었지만 ‘그래도 꼼꼼하게 바르자. 대신 잘 씻자’는 결론이 대세인 듯하다. 차단제에 들어간 화학제품이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어도 자외선을 직접 쐬는 것 역시 여전히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신간 ‘햇빛의 선물’은 그보다 한 발 더 나간, 아니 보기에 따라선 정 반대의 주장을 한다. ‘자외선 차단제야말로 암을 유발하는 완벽한 도구다. 햇빛이 암 발생을 막는다.’

이런 주장을 하는 대체의학 전문가인 안드레이스 모리츠의 의견을 들어보자.

뉴캐슬 대학교 과학자들은 암 치료법을 개발했다. 종양을 공격하는 특성을 가진 항체를 만들었는데, 이 항체는 건강한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종양을 최대한 많이 파괴할 수 있다. 이 항체를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있다. 바로 ‘UVA 자외선’. 이 항체는 세포 속에 숨어있다가 UVA 자외선을 쬐면 활성화된다. 물론 UVA 자외선은 UVB 자외선보다 피부 깊숙이 들어가 피부를 노화하거나 UVB 자외선의 발암 성질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또 다른 연구결과다. 100여 개 국가의 질병 발생률을 조사한 후 ‘역학과 공공 건강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햇빛이 부족할 때 폐 폐암의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자외선이 비추는 양은 지구의 적도에 가까워질수록 증가한다. 적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나라, 즉 자외선이 적은 나라에서 폐암 발병률이 가장 높았고, 적도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 자연적으로 자외선을 많이 쬘 수밖에 없는 나라의 폐암 발병률이 가장 낮았다.

이 두 가지 연구 결과는 자외선이 모두 나쁘거나 모두 좋다는 것을 경계한다. 이 문제의식에 동의한다면 이번엔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의 역할을 보자.

현대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는 UVB 자외선을 막는 역할에서 시작했다. 이 제품은 알프스 등반에서 입은 심각한 화상 사고 후 만들어졌다. 일명 ‘햇빛 화상’을 막는 ‘빙하 크림’이다. 화상의 주범이 UVB 자외선에 의한 것이니 큰 고민 없이 UVB 자외선만을 차단하는 데 집중했다. 저자는 이 차단이 건강에 좋은 것까지도 함께 차단하거나 모든 자외선을 다 차단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은 건 최근이라고 말한다. ‘비타민 D’나 UVA 자외선이 이에 해당한다.

역설은 여기서 시작한다. 차단제에 포함된 화학성분이 우리 신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절대 모든 자외선을 차단할 수 없음에도 그럴 거라 착각하면서, 더 오래, 필요 이상으로 더 오래, 사실은 위험한 수준까지 햇빛에 피부를 노출하는 일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비타민D 생성은 막고(최근 대부분 도시인은 비타민 D 부족으로 별도의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 처지다. 비타민 D는 적당한 햇볕만 쬐면 부족하지 않다.) UVA 자외선에는 무방비로 더 많이 노출하게 됐다는 거다. (최근 자외선 차단제는 UVB만이 아닌 UVA 차단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결과적으로 피부에서 천연 햇빛 보호제인 멜라닌의 생산을 억제하고, 멜라닌 부족으로 흑색종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게 됐다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과학계에서는 ‘UVB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흑색종 발병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걸 아직도 입증하지 못했는데도 말이다.

저자는 모자와 옷을 얘기한다. 인류는 옷을 입고 모자를 써 따가운 햇빛에 피부가 직접 닿지 않도록 했다. 실은 너무 오래, 맨살을 햇빛에 노출하지 않으면 될 문제다. 차단제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사실상 발가벗은 수준으로 햇빛에 장시간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차단제에 대한 과신이 새로운 병을 유발하거나 신체에 치명상을 주게 됐다고 우려한다.

‘햇빛이 없으면 건강도 없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언제부터 햇빛을 이토록 무서워하게 됐을까. 햇빛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피부의 산소 농도를 증가시키며, 피부 표면에 더 많은 혈액이 흐르도록 만들고, 상처나 타박상의 치유를 돕는 역할은 왜 외면하게 됐을까.”

저자는 “햇빛을 두려워하지 말고, 햇빛을 위험하도록 만드는 그 무엇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 햇빛의 선물 = 안드레아스 모리츠 지음. 정진근 옮김. 223쪽. 에디터/1만2800원

신혜선 문화부장 shinhs@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검색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