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日..전세계 'VR·AI 로봇·전기차·IoT 패권' 모두 넘본다

도쿄(일본)=류준영 기자 2016. 7. 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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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4차 산업혁명 관련 원천기술로 '전자 강국' 옛 명성 되찾으려는 일본

[머니투데이 도쿄(일본)=류준영 기자] [[르포]4차 산업혁명 관련 원천기술로 '전자 강국' 옛 명성 되찾으려는 일본]

인부들이 소니 빌딩 1층에 플레이스테이션(PS) 전용 VR 헤드셋인 '플레이스테이션(PS) VR’ 판매를 알리는 대형 광고물을 부착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 전자상가 밀집지역인 아키하바라, 길거리는 오전부터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성인 VR(가상현실) 축제 ‘성인 VR 페스타 01‘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시장 내부엔 VR 성인게임과 각종 VR뷰어 등이 빼곡히 전시됐다. 행사장 입구엔 미처 들어가지 못한 관람객들이 순서를 기다렸다.

이 분위기를 틈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PS) 전용 VR 헤드셋인 ’플레이스테이션(PS) VR’ 예약 판매를 알리는 대형 광고물을 도쿄 시내 유명 쇼핑몰 등 각종 건물 외벽에 도배하듯 설치했다. 빅카메라 등 전자제품 매장에도 ‘PS VR’가 곧 나온다는 광고판이 곳곳에 붙어있다.

전통 콘솔게임 시장을 이끌어왔던 일본 IT(정보기술) 기업들이 모바일에 뺏긴 게임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소니가 18~19일 양일간 진행한 PS VR 예약판매에서 예판 물량 전체가 조기 완판된데 이어 30일 추가 예약물량마저 1분 만에 동났다. VR로 새 활로를 모색 중인 소니에겐 청신호다. 소니는 즉각 “앞으로 50여 종의 PS VR용 게임을 선보이겠다”며 시장 선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소니의 PS VR 기기가 올해 600만대 가량 팔리며 전체 VR 게임기기 시장의 3분의 2를 점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로를 주행중인 테슬라의 '모델S'/사진=류준영 기자

침체일로를 걷던 일본 IT기업들이 ‘제4차 산업혁명’ 기술로 대표되는 VR, 전기차, AI(인공지능) 로봇, IoT(사물인터넷) 등을 통해 본격적인 재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 명동과 같은 긴자 거리에선 테슬라의 친환경 전기차 ‘모델S’가 질주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30대 직장인 키자이로 씨는 “모델S는 이곳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긴자는 테슬라가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두는 곳. 도쿄 시내엔 최근 들어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갖춘 사설 주차장이 부쩍 늘었다.

소프트뱅크가 출시한 AI(인공지능) 로봇 ‘페퍼’도 도쿄 시내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판매물량 7000대를 돌파했다. 시부야 골목길 구석진 곳에 위치한 작은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도 고객 응대용으로 ‘페퍼’를 만날 수 있었다. 이곳 업주는 “페퍼를 고객응대용으로 이용하는 기업이 벌써 500곳을 넘어섰다”고 귀띔했다.

혼다의 이족보행로봇 '아시모'/사진=류준영 기자

혼다의 이족보행 로봇 ‘아시모’도 서비스 로봇으로 대중 앞에 설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아시모는 페퍼가 흉내낼 수 없는 ‘기동력’을 지녔다. 걷는 것은 기본이고, 한 발로 깡충깡충 뛸 줄도 안다. 이 같은 이동성으로 노인 돌보미 로봇, 아동 교육용 로봇 등의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도쿄 미나미아오야마의 혼다 본사에서 만난 관계자는 “IBM의 AI인 왓슨을 연동한 것처럼 우리도 아시모와 연동할 AI 파트너사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로봇올림픽’으로 개최하겠다며, 로봇 개발에 15억 엔(약 167억원)에 달하는 개발 기금을 조성했다.

김범준 도쿄대 생산기술연구소 교수/사진=류준영 기자

부품 소재의 전통 강국인 일본은 IoT 관련 센서 제조 부문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2년까지 IoT 관련 센서수가 1조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다리나 도로 등에 한 번 설치된 IoT용 센서는 통상 1년 단위로 배터리를 갈아줘야 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만일 이 센서가 온도차·진동·마찰 등을 이용한 자가발전시스템을 갖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같은 기술을 도쿄대 생산기술연구소 김범준 교수가 대학으로부터 R&D(연구·개발) 지원을 받아 개발했다.

김범준 교수는 “작은 미세 진동만으로도 전력을 생산·저장할 수 있는 IoT용 센서 부품을 최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선 김 교수처럼 저명한 우수 과학자를 적극 유치하며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R&D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김 교수는 “일본이 다양한 원천기술 확보로 ‘전자 강국’이란 옛 명성을 회복할 채비를 서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4차 산업혁명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맞이하기 위해선 근원적인 경쟁력(원천기술) 확보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도쿄(일본)=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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