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모은 세월호 기록·자료 묻힐 위기

2016. 7. 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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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부, 특조위 조사 강제종료 통보
예산 없어 보관시설커녕 기록단도 못꾸려
국가기록원 이관땐 영구비공개 우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지금까지 확보한 참사 관련 기록과 자료들이 정부의 강제적인 활동 종료 방침으로 영구히 묻혀버릴 위기에 처했다. 특조위 활동이 이대로 종료돼 국가기록원으로 모두 이관될 경우 영구 비공개 처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월호특별법 제48조는 특조위가 사무처 내에 참사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하기 위한 ‘자료기록단’을 설치해 운영할 수 있으며, 자료는 추모 관련 시설에 보관 및 전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법을 제정할 때, 참사 피해자들이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하고, 추후 진상규명과 추모 활동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조항이다. 그러나 특조위는 아직까지 자료를 보관할 추모시설 건립은 커녕 자료기록단도 꾸리진 못한 상태다. 특조위 관계자는 1일 “지난해에 올해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자료기록단과 관련 예산을 올렸지만 배정받지 못했다. 올해는 자료 보관과 관련해 서류 스캔 비용 정도 예산만 책정된 상태다. 특조위 활동이 조기 종료될 경우 추가 예산을 확보할 방도가 없다”고 밝혔다.

별도 보관이 불가능할 경우 관련 자료는 일반적으로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다. 이 경우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자료 접근권이 엄격히 제한된다. 실제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4년 넘게 조사해 만든 25권짜리 친일반민족 보고서와 수집한 기록물들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정보공개 전문가인 전진한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상임이사는 “과거사위의 생산 기록물 중 피조사자들이 개인정보라고 주장한 자료들은 국가기록원에서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오래전부터 과거사 자료는 개인정보 보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여지껏 관련법안이 만들어지지 못했다”며 “세월호 참사 역시 해경, 해군 등 조사대상자들이 개인정보라고 주장하면 기록물들은 영구적으로 비공개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특조위 조사활동 종료일로 통보한 1일에도 특조위 직원들은 기존 업무를 이어갔다. 파견직 공무원 12명은 원부처로 복귀했지만 별정직 공무원 대부분이 정상 출근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30일 특조위에 공문을 보내 “상반기 특조위 예산 중 세월호 참사 조사를 위한 사업비는 조사활동이 만료돼 집행할 수 없으며, 기관운영비(인건비와 기본경비)는 종합보고서와 백서 발간을 위한 활동에 한정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왔다. 상반기 잔여 예산이 있더라도 조사활동 목적으로 전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특조위는 “위원장과 상임위원들이 급여를 받지않고 업무추진비 카드와 관용차량을 반납하는 등 직원들과 어려움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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