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워셔액 뿌릴 때마다.." 충격적 실험 결과

김종원 기자 2016. 7. 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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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차량의 앞유리를 닦을 때 쓰이는 세정액을 보통 자동차 워셔액이라고 하죠. 국내에서 생산되는 이 워셔액의 90%는 독성 물질인 메탄올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차량 바깥에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합니다만 저희 취재진이 직접 실험을 해봤더니 워셔액을 뿌릴 때마다 메탄올이 이 차 안으로 들어온다는 놀라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메탄올의 독성 때문에 유럽에서는 에탄올만 쓰도록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엔 관련 규정이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메탄올 워셔액, 운전자들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건지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워셔액을 차 앞유리에 뿌리면, 그대로 흘러서 보닛 틈새로 흘러들어 갑니다.

워셔액이 흘러들어 간 곳은 바로 공기 흡입구, 플라스틱 부품을 뜯어내 보자 차 조수석 내부와 바로 연결되는 커다란 환기구가 드러납니다.

유리창에서 흘러내린 워셔액이 바로 이 환기구 앞으로 줄줄 떨어지는 겁니다.

[박병일/자동차 명장 : 워셔액이 이렇게 흘러내려 올 때 에어컨을 틀 거 아니에요. 그러면 공기를 흡입해서 당길 거 아니에요? 그러면 공기가 들어가면서 워셔액 일부가 차 안으로 들어가는 거죠. 거의 모든 차 대부분이 이런 구조로 돼 있어요.]

문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워셔액 대부분은 주성분이 맹독성 물질인 메탄올이라는 겁니다.

[이덕환/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 메탄올은 아주 맹독성 알코올인데요, 소량을 흡입해도 중추신경을 마비시켜서 시신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붕어가 담긴 수조에 메탄올 워셔액 100mL 넣자, 30분 만에 2마리가 힘을 못 쓰고 옆으로 쓰러집니다.

이런 유독한 메탄올 성분이 워셔액을 뿌릴 때마다 환기구를 통해 차 안으로 유입되는 겁니다.

여기 이 유리 실린더는 메탄올을 측정하는 시료입니다.

이 내부가 지금은 주황색으로 되어 있지만, 공기 중에 메탄올이 있을 경우 파란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한번 직접 차 안에서 실험을 해 보겠습니다.

외부 공기가 차량 안으로 들어 올 수 있게끔 공조기를 맞춰놓고 워셔액을 5초간 뿌려봤습니다.

[아, 알코올 냄새가 나네요.]

차량 내부 공기 100mL를 포집해 메탄올 농도를 측정해보니 무려 3천ppm이나 검출됐습니다.

이번엔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한 상태에서 차량을 시속 40㎞로 주행하며 워셔액을 뿌려봤습니다.

외부 공기를 막았는데도 메탄올이 400ppm 검출됐습니다.

우리나라 산업보건법상 메탄올 노출 허용기준은 200ppm, 워셔액을 뿌리면 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경우엔 기준치의 15배, 외부 공기를 차단을 해도 기준치의 2배나 되는 메탄올이 비록 순간적이나마 유입되는 겁니다.

제조사들은 메탄올의 독성은 인정하지만 차 안으로 유입되는 양이 적어서 문제 될 것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워셔액 제조사 관계자 : 지속적으로 냄새가 들어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요,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독일 등 유럽의 일부 국가는 메탄올 워셔액의 위험성을 인정해서 에탄올 워셔액만 쓰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운전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국내에는 메탄올 워셔액에 대한 규정이나 연구가 전무 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김지웅, VJ : 김준호·이준영)    

김종원 기자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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