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반기 히트상품 10선 | 안마의자 누워 생과일주스 마시며 갤럭시S7으로 채식주의자 읽었다

노승욱 2016. 7. 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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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불황의 터널을 지났지만 그래도 소비자의 지갑은 어딘가에서 열리기 마련이다. 올 상반기에는 어떤 상품들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1.갤럭시S7

▷이게 바로 ‘초프리미엄폰’…52주 신고가

명불허전.

삼성전자가 올 3월 선보인 스마트폰 ‘갤럭시S7’에 대한 업계 평가다. 중저가폰을 앞세운 중국의 거센 추격에 삼성이 꺼내든 카드는 ‘초프리미엄폰’이었다. 1m 이상 수심에서도 30분 이상 지속되는 방수 기능과 어두운 환경에서도 피사체를 선명하게 포착하는 ‘듀얼 픽셀’ 카메라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폰 강자임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삼성이 지금까지 선보인 스마트폰 중 최고(IT전문매체 ‘더버지’)’ ‘스마트폰 평가 역대 최고점 기록(영국 소비자연맹지)’ 등 해외에서도 찬사가 잇따랐다.

제품에 대한 호평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3월 11일 출시한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는 약 20일 만에 세계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팔렸다.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 기간 1000만대 판매 돌파 기록이다.

갤럭시S7 판매 호조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6조6800억원)은 당초 예상을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였다. IM부문(3조8900억원)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올린 덕분이다. 주가도 화답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22일 145만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2분기에도 갤럭시S7이 1500만대가량 판매되는 등 인기가 지속된 덕분이란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7은 빠르게 둔화되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재평가를 가능하게 해준 제품”이라고 말했다.

2.LG ‘그램15’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노트북 ‘인증’

LG전자가 올 1월 선보인 노트북 ‘그램15’는 LG전자의 기술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15.6인치(39.6㎝)의 대화면이지만 980g의 초경량을 구현했다. 무게가 그란데 사이즈의 커피 두 잔에 불과하다. 동급 제품이 2~3㎏대인 경쟁사 제품의 절반도 안 된다. 한국기록원이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같은 크기의 노트북 중 가장 가볍다”고 인증했을 정도다.

노트북 구매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은 무게(휴대성)와 크기, 두 가지다. LG전자의 자체 조사 결과 휴대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무게가 1.1~1.4㎏ 정도인 13인치대 노트북을, 화면 크기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1.6~2.7㎏에 이르는 15인치대 노트북을 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램15는 15인치대 화면 크기에 1㎏ 미만 무게를 실현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다.

실제 LG전자의 ‘그램 시리즈’는 출시 22개월 만인 지난해 11월에 누적 판매량 30만대를 돌파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울트라 슬림 PC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램15는 무게는 그대로인데 기존 그램 시리즈보다 화면은 커져 효율성이 더 높아졌다”며 “LG전자 그램 시리즈의 국내 전체 판매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3.ISA

▷절세 효과 쏠쏠…‘국민 통장’ 등극

재테크 시장에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열기가 뜨거웠다.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이나 적금은 물론 주식·펀드·ELS 등 파생상품 투자까지 가능한 이른바 ‘만능통장’이다. 5년간 수익의 2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200만원 초과분은 9.9% 분리과세된다. 현행 이자소득세(15.4%)보다 30% 이상 저렴해 절세 효과가 높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10일 기준 ISA 가입 계좌 수는 220만5000좌, 총 가입금액은 2조568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시 후 만 3개월도 안 돼 2조원을 돌파한 것. 계좌당 평균 가입금은 출시 3일째 42만원에서 12주 차에 89만원으로 불어나더니 이번에 93만원을 기록했다. ISA에 돈이 꾸준히 불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로소득자와 농어민 등 ‘가입 대상 인구(2220만명)’ 대비 가입률은 9.9%에 이른다(계좌 수 기준). 일본판 ISA인 ‘NISA’의 가입률(6.2%)을 벌써 제쳤다. 단 NISA의 1인당 평균 가입금은 약 600만원에 육박해 아직은 질적 성장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벌써 ISA 시즌2를 준비 중이다. ISA의 면세 기간을 현재 5년에서 평생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관련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다. 가입 대상도 가정주부, 은퇴 생활자, 미성년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시장서 신차 효과 제대로 본 ‘2017 말리부’(왼쪽)와 ‘SM6’.

4.SM6·2017 말리부

▷중형 세단 시장서 인기몰이

자동차 시장에선 르노삼성의 ‘SM6’와 한국GM의 ‘2017 말리부’가 상반기에 재미를 봤다.

SM6은 출시 첫 달인 지난 3월 6751대를 판매, 중형 승용차 시장 부동의 강자인 쏘나타(6443대)를 제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4월에는 쏘나타보다 판매량이 1902대 뒤졌지만 5월에는 다시 646대 차이로 좁히는 등 뒷심을 발휘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가 출시 3개월 만에 2만대를 넘어섰다. 소비자들이 신차를 자주 보게 되는 2만대를 기점으로 신차 효과는 극대화된다”며 “6월에는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7 말리부도 현대·기아차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5월 19일 출고된 지 열흘 만에 3000대 이상이 판매돼 중형 세단 판매량 3위인 ‘K5’의 5월 판매량(4516대)을 추격했다. 신형 말리부의 출시 초기 열흘간 판매량은 구형 말리부의 지난 4개월간 판매량의 합과 맞먹는다. 신형 말리부에 대한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ISA’ 상담 모습, ‘채식주의자’, 저가 생과일주스전문점 ‘쥬씨’ 매장, ‘태양의 후예’,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5.태양의 후예

▷시청률 40% 육박…대륙도 태후앓이

올 상반기 안방극장은 ‘태후앓이’로 몸이 달았다. 송중기·송혜교 ‘송송커플’의 밀리터리 로맨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 첫 회 14.3%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16회에서 무려 38.8%까지 치솟았다. 종편·케이블TV 등 채널이 다양해진 데다 주문형 비디오(VOD)로 ‘다시 보기’ 문화가 자리 잡은 상황을 감안하면 가공할 만한 기록이다.

태양의 후예는 중국에서 동시 방송되며 중화권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에선 4월 초 태양의 후예 조회 건수가 20억건을 넘어섰다.

엄청난 시청률에 PPL(간접광고) 효과도 상당했다. 배우들이 착용한 액세서리는 물론, 타고 다닌 자동차와 건강기능식품, 주방기기, 프랜차이즈 가맹점까지 태후에 나온 상품들은 어김없이 높은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이 PPL한 ‘라네즈 투톤 립 바’는 올 3월 판매량이 2월 대비 556%나 급증했다. ‘오쿠 중탕기’는 드라마에 노출된 후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120% 급상승했다.

6.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소비층 넓혀 9년 만에 매출 100배↑

중장년층 사이에선 안마의자가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각광받았다.

그간 안마의자는 노년층의 전유물이자 실버 제품, 또는 의료기기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바디프랜드는 과감히 이 공식을 깼다. 안마의자 주 사용층을 업무에 지쳐 피로한 30~40대로 낮추고 디자인도 더 세련되게 탈바꿈했다. 스포츠카의 날렵한 디자인을 채용하고도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 같은 안락함을 추구했다. 세계 3대 어워드로 꼽히는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 닷 어워드 등에서 2위상을 받은 비결이다. 자체 설립한 기술연구소에선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이 같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술력 덕분에 바디프랜드 매출은 급상승했다. 2007년 20억원에서 매년 두 배씩 성장하며 지난해 263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커진 안마의자 시장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한국리서치의 안마의자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시장점유율은 66%에 달한다.

바디프랜드는 현재 총 107곳의 전국 직영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안마의자는 직접 체험해보고 제품을 고르는 고관여 제품이어서 직영 전시장을 전국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며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 100개의 직영 전시장을 오픈한 건 헬스케어업계 최초”라고 자랑했다.

7.저가주스

▷봄부터 거리마다 “줄을 서시오~”

프랜차이즈 시장에선 저가 생과일주스전문점(이하 저가주스)이 열풍을 일으켰다.

저가주스 가격은 사이즈에 따라 1500~ 3800원. 보통 4000~5000원대인 커피전문점의 생과일주스보다 최대 3분의 1 이상 저렴하다. 그러면서도 맛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한다. 가맹본사가 직접 해외 과일 재배 농가와 독점 계약하고 대규모 과일 창고를 운영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덕분이다.

주머니 가벼운 소비자들은 저가주스에 열광했다. 대표 브랜드인 ‘쥬씨’와 ‘쥬스식스’ 매장 앞에는 봄부터 차례를 기다리는 긴 줄이 어김없이 늘어섰다. 매장이 우후죽순 늘면서 쥬씨는 가맹사업 1년 만에 500호점을 돌파했다. 쥬스식스도 6월 말 25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단 일각에선 여름 성수기가 지난 후 매출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최근에는 쥬씨가 용량을 속였다는 논란이 제기돼 가맹본사가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갤럭시S7’, LG ‘그램15’ 노트북PC.

8.채식주의자

▷아시아 최초 맨부커상…출판 시장 ‘들썩’

지난 5월 국내 출판업계는 뜻밖의 낭보에 들썩였다.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었다. 맨부커상 수상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 중에서도 최초였다.

서점가는 불이 났다. 맨부커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후 채식주의자는 1분당 10권씩 팔리며 사흘 만에 30만권 주문이 쏟아졌다. 6월 넷째 주 기준 6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예스24 집계)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상반기에는 50만권 판매가 무난하고 연내 100만권 판매도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식주의자 돌풍은 독서 인구 감소와 스마트폰 확산으로 침체기를 겪던 출판 시장에도 새로운 불씨를 지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2013년 이후 평균 4%씩 감소하던 도서 판매가 올 상반기에 2% 성장을 기록했다. 종합 100위권 내 도서의 전체 판매량도 2012년 이후 내리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6.1% 상승했다. 평균 판매부수도 1만부 수준으로 회복했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채식주의자의 맨부커상 수상으로 국내 출판 시장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이번 국제 문학상 수상은 그간 번역 문제로 회의적이었던 ‘문학 한류’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고 전했다.

9.공기청정기

▷미세먼지 덕에 年100만대 돌파 기대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에 유통 채널과 브랜드를 안 가리고 공기청정기가 불티나듯 팔렸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기청정기인 ‘블루스카이’가 첫선을 보인 지 70일 만에 국내 판매량 2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 ‘퓨리케어’는 올해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로 늘었다. 청호나이스, 위닉스, 쿠쿠전자 등 주요 공기청정기 생산업체들도 봄철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0~40%가량 증가했다.

이마트, 롯데하이마트, 11번가, 티몬, 현대H몰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지난 5월 공기청정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0~670%씩 급증했다. 최근에는 공기청정기 필터 속 유해물질 검출 논란이 일자 공기청정기 필터 등 부품 교체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2013년 37만대에서 지난해 87만대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올해에는 최고 112만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원래 황사가 심한 봄철에 주로 팔리는 ‘계절상품’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연초 겨울부터 봄, 여름까지 꾸준히 팔리며 ‘상시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10.편의점

▷1인 가구 증가 힘입어 3만개 돌파

유통업계에선 편의점이 신흥 강자로 올라섰다. 업계 1위인 ‘CU’가 6월 초 1만번째 점포를 오픈하며 편의점 3만개 시대에 진입했다. 국내에 단일 브랜드 매장이 1만개가 넘는 건 편의점이 유일하다. 우리 국민의 편의점 사랑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편의점 성장의 1등 공신은 단연 1인 가구 증가다. 1995년 12.7%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지난해 27%로 급증하며 근거리 소량 쇼핑에 최적화된 편의점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PB상품인 편의점 도시락도 불티나게 팔린다. 백종원, 김혜자, 혜리 등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며 연평균 40~50%씩 매출이 급증, 편의점의 ‘킬러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한쪽에선 포화 논란도 제기된다. 편의점당 배후 인구가 1700명 안팎(지난해 말 기준)에 불과해 인구 대비로 보면 편의점 왕국인 일본보다 더 많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성장 여지가 남아 있다고 낙관한다. “하루에 편의점을 방문하는 고객 수를 보면 아직 일본의 4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박재구 BGF리테일 대표(한국편의점산업협회장)의 설명이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그래픽 : 정윤정]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64호 (2016.06.29~07.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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