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의 신 종영] 신이 되지 못 한 천정명 VS 죄를 씻지 못 한 조재현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천정명은 ‘국수의 신’이라는 타이틀의 극을 이끌어 갔지만 신이 되지 못 했고, 세상 모든 악행의 중심에 섰던 조재현은 죄를 씻지 못 했다.
지난 30일 KBS2 ‘마스터-국수의 신(이하 국수의신)’(극본 채승대, 연출 김종연 임세준)이 막을 내렸다. 전작 ‘태양의 후예’의 후광을 얻지 못 하고 7.6%의 지지부진한 시청률로 첫 발을 뗐고, 배우들의 열연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 했다.
드라마는 배신과 야망, 복수를 그리면서도 그 안에 풍기는 사람 냄새를 담고자 했다. 하지만 감정들은 어울리지 않는 고명처럼 보였다.
극중 무명이(천정명)는 아버지가 만들어준 국수 한 그릇의 따뜻함을 간직한 인물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김길도(조재현)에 의해 살해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인생을 빼앗긴 것을 알게 됐다. 아들의 입장에서 복수에 눈이 멀게 된 상황이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무명이는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친구도, 사람 냄새나는 국수도 지키지 못 한 채 그저 ‘복수의 신’이 되고 말았다.
무명이는 김길도를 무너뜨리는 것이 중요해 정작 친구가 죽음의 길로 향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결국 원하는 대로 전 국민 앞에서 김길도의 악행을 폭로했고, 20회 동안 울부짖던 복수는 끝났다.
복수 이후, 무명이는 국수 비법이 담긴 노트를 김다해(공승연)에게 넘긴 후, 궁락원을 떠나 작은 국수가게로 돌아갔다. 김길도와 다르게 국수에 정성을 담겠다는 포부나 북적이는 손님들에게 국수를 내가는 행복한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불친절한 엔딩 때문에 무명이는 생계형 국수집 사장이 되고 말았다.
김길도는 20회가 방송되는 내내 악행이란 악행은 다 저질렀다.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을 일삼았다. 가게에서 음식을 훔쳐 먹는 것은 물론, 학교와 이름을 속여 가며 여자를 만났고, 오갈 데 없는 자신을 믿어주고 친구가 돼준 이의 국수 비법을 뺴앗기 위해 살인도 불사했다.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이름과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았다. 걸리적거리는 것이 있으면 주저 없이 살인했고, 그 속에 죄책감은 없었다.
김길도는 처절하게 망가지며 보는 이들에게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자살을 택했다. 최종회에 이르러서 갑자기 보인 인간적인 면모에 보는 이들을 혼란케 하기도 했다.
앞서 김길도는 박태하의 과거에 대해 의심하던 상황이었고, 김다해에 아버지로서의 정성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최종회에서 김길도는 자신의 수행비서 박태하(이상엽)을 죽이고 자신의 유일한 혈육 김다해를 위험에 처하게 한 소태섭(김병기)에 분노를 드러냈다. 줄곧 대결 구도를 펼쳤던 채여경(정유미)에 힘을 합치자고 제안까지 했다. 결국 김길도는 소태섭을 총살했다.
마지막 남은 한 발을 가지고 궁락원에 들어온 김길도는 무명이에게 겨눴던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바꿔 겨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악연을 스스로 끊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 김길도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는 조재현의 하드 캐리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이 떨어졌다.
‘국수의 신’은 제 주인을 찾아가지 못 한 감정들과 뒤죽박죽 설정 속에서 혼란을 남긴 채 종영했다.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하지 못 해 아쉬울 따름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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