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0%대 물가일까..한국은행 총재 첫 설명책임 이행(종합)

유엄식 기자 입력 2016. 7. 1. 10:10 수정 2016. 7. 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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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6월 소비자물가상승률 평균 0.9% 목표치 6개월 연속 밑돌아..이주열 총재 14일 금통위 이후 별도 기자간담회 열어 설명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올 1~6월 소비자물가상승률 평균 0.9% 목표치 6개월 연속 밑돌아…이주열 총재 14일 금통위 이후 별도 기자간담회 열어 설명]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6월 금통위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br>

물가안정 총책임자인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저물가 현상의 배경과 대응책을 설명한다.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한은이 지난해말 설정한 2016~2018년 중기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밑돌고 있어서다.

한은 총재가 물가 문제와 관련해 대외적으로 설명책임을 이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은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새롭게 설정하면서 6개월 이상 목표치에서 ±0.5%포인트 이상 벗어날 경우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원인과 배경을 설명하기로 했다.

◇ 이주열 총재, 14일 ‘저물가’ 배경 설명= 한은은 1일 이주열 총재가 오는 14일 오후 2시 본관 1층 기자실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또한 올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된다.

이 총재가 이날 오후 별도의 물가설명회를 여는 이유는 전례없는 저물가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월 0.8% △2월 1.3% △3월 1.0% △4월 1.0% △5월 0.8% △6월 0.8%로 평균 0.9%를 기록했다.

이 기간 1.5%를 넘긴 적이 한번도 없다. 한은 물가안정목표제인 2%를 6개월 이상 ±0.5%포인트 이상 벗어난 것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7%로 물가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0.8%가 최저치였는데 이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한 갑에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 담뱃값이 물가상승률을 0.58%포인트 끌어올린 것을 감안하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더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 유가하락, 수요부진 맞물린 영향…체감물가 괴리현상 지적도= 한은 내부적으로는 최근 저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2013년 이후 중국 경기부진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주요 산유국들의 공급과잉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유가가 30~40달러대로 급락했다. 올해에도 그나마 오른 수준이 40~50달러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유가가 물가수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수요감소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유가하락 영향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한은의 판단이 상당히 안이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세계경기 부진과 실질소득감소에 따른 디플레이션(수요감소에 따른 물가하락)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경기는 수요부족으로 산업생산활동이 위축된 국면”이라며 “준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적극적인 총수요 확대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체감물가와의 괴리현상도 지적된다. 전월세 등 주거비, 교육비, 식비 등 생활물가 수준은 계속 오르고 있는데 소비자물가 통계는 이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행 소비자물가통계는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와 닿는게 없다”며 “경제상황에 맞게 조정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앞서 금통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통화정책에도 영향줄까= 이주열 총재의 물가 설명책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시그널도 담길 수 있어서다.

이 총재 부임 이후 금리를 다섯 차례 인하해 역대 최저수준인 1.25% 기준금리로 운용되고 이으나 물가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시중에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른다”는 전통적 경제학 이론이 맞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양적완화(QE), 마이너스 금리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시행 중인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고려하면 한은 총재의 저물가 설명책임 자체를 추가 금리인하 시그널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통화정책은 1년 반 이상의 중기적 시계를 토대로 해야된다“며 ”물가가 목표치에서 벗어났다고 곧바로 금리조정을 하겠다는 의미로 봐선 안된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총재의 기자회견이 이번 한 차례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은은 앞서 총재의 설명책임 이후에도 3개월 연속 물가목표치를 벗어날 경우 다시 설명책임을 이행기로 했다. 이렇게 될 경우 이 총재는 오는 10월에 다시한번 물가문제를 놓고 대중 앞에 서야한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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