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①]유아인 "저야말로 세상 제일 소심한 사람"

김진석 2016. 7. 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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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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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참 잘 한다. 깊이 있게 고민하고, 진지하고 신중하게 말한다. 듣는 사람이 빨려들어간다. 정작 유아인(30)은 침착하다.

'솔직' '허세' '호불호'는 유아인을 수식하는 단어다. 솔직함이 한 발 나아가면 경솔하다고 했나. 그 경계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게 유아인의 특기다. 대중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이지만 누구보다 솔직하고 당당한 청춘의 아이콘이다. 언제부터인가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유아인의 SNS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냥 제 생각이에요. 물론 연예인들이 쓰는 글을 모두가 바라보고 파급력이 있으니 그 글에 책임을 져야해요. 그래서 함부로 쓰진 않으려고 해요. 세상에 모두가 찬성하고 동의하는건 없잖아요. 제 글이 불편하고 보기 싫은 사람도 있겠죠. 그럼 안 보면 되잖아요. 요즘 '프로불편러'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할 일도 많은 세상에 뭣하러 보기 싫은 걸 찾아보며 그런 말을 듣는 걸까요."

50부작 '육룡이 나르샤'로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유아인은 "항상 수상 소감이 문제네요. 늘 그래요. '왜 저렇게 말했을까'하고요. 두서 없고 무슨 말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소감 말하고 내려오면 비로소 '아 왜 그랬지' 싶어요. 그리곤 제 수상소감이 또 화제되고 호불호가 갈리죠. 그날도 말했지만 저 같은 사람 한 명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말고 그냥 한 명 정도는 튀어도 봐줄 수 있잖아요"라고 말한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데뷔 14년차. '반올림'에서 앳된 얼굴로 고아라(이옥림)를 쫓아다니던 소년은 무서울 정도로 큰 사람이 됐다. 배우에게 크고 작음이 어디있겠냐만 유아인은 컸다. "10대에 시작해서 30대가 됐네요. 연수를 매기는건 중요하지 않아요. 선배님들도 많은데 제가 뭐 그런 얘길 하겠어요. 많이 변했어요. 세상에 적응해야해서 제 성격을 바꾸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죠. 지금까지의 결론은 '웃으며 대하면 뒤통수치지 않는다'에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걸 아는데 미워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기엔 신경 쓸 부분이 많아요. 그러려니 해야죠."

인터뷰 도중 '베테랑' 조태오 표정도 나온다. 섬뜩하게 할만큼 순간 몰입할 때 나오는 표정은 다양했다. '밀회' 이선재부터 '베테랑' 조태오까지. 인터뷰인지 드라마를 보는 것인지 신기할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터뷰 한 시간 하는 건 서로에게 좀 아니지 않나요. 한 시간에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파악해요." 유아인은 와인 한 병을 다 비우고 세시간 동안 얘기 한 뒤 자리를 떠나며 말했다. "너무 길었죠? 한 번에 나가긴 길죠. 시리즈로 나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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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질문이에요.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술이 약해요. 주종을 가리진 않는데 잘 마시지 못 하고 금방 얼굴이 빨개져요. 취한 상태로 계속 마셔요."

-특별한 주사가 있나요. "원래 그렇지만 말이 좀 많아져요.(웃음) 그렇다고 가르치려 하고 그런 건 아니에요. 주사는 아닌데 전 술 마시고 다음날 체중이 2~3㎏ 빠져 있어요."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예상했나요. "예상은 아니지만 솔직히 엄청 받고 싶었어요. '육룡이 나르샤'로 받은 거잖아요. 50부작 사극 쉽지 않더라고요. 보상심리는 아니지만 드라마를 끝내놓고 포인트를 짚어주고 싶었는데 상이 그런 의미에서 남다르죠."

-영화 TV 두 부문 후보였는데 어떤 상이 탐났나요.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욕심이지만 둘 다 받고 싶었어요.(웃음)" '육룡이 나르샤'로 포인트를 짚어주고 싶었어요. 그런 부분에서 상을 받은게 의미가 있죠."

-지난해 각종 시상식에서 다관왕했어요. "이전까진 저에게 상은, 사람들의 인정보다는 스스로의 만족이었어요. 그렇게 혼자 합리화를 하며 살아가다가 누군가에게 박수 받고 칭찬 들으니 좋더라고요. 상을 받았다고 엄청나게 성공한건 아니지만 기특하다는 의미잖아요. 기분이 좋았어요. 굳이 의미를 두지 않아도 사람들은 상 하나에 많은 의미를 두니 신경이 쓰이죠. 대중과 평단의 인정이 필요한 시기가 맞으니깐요."

-수상 소감 중 '스타는 50부작 안하잖아요'라는 발언을 했어요. "건방지게 보이려고 한 말이 아니에요. 일부 사람들이 배우나 작품의 급을 나누잖아요. 배우인 저희도 마찬가지고요. 사실 되게 민감하거든요. 그게 아니라는 걸 말하기 위해 '어린 배우는 50부작은 잘 안 하잖아요'라고 얘기한 거에요. 어릴 적 '큰 무대가 아니라 당신이 서있는 곳이 크고 좋은 무대다'는 선배님들의 말을 항상 새기고 있어요. 저보다 어린 배우들이 사극이나 장편을 꺼리는 경향이 있잖아요. 트렌디한 드라마만 하려고 하고요. 그런 뜻에서 도전하고 성장을 경험하라고 말한 거에요."

-50부작 사극 또 할 수 있나요. "그래서 말하는게… 못 할 거 같아요.(웃음) 정말 힘들어요. 특히 '육룡이 나르샤'는 제목대로 여섯명의 용이잖아요. 쉴 새 없이 물리다보니 쉽지 않았죠. 촬영하는 동안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지각도 했어요. 한 번의 경험은 해봐도 된다고 봐요."

-사극이 힘든가요, 장편이 힘든가요. "가리기 힘드네요. 개인의 특수성이지만 전 정해진 잠자리에서만 자거든요. 문경에서 주로 촬영했는데 항상 집으로 와서 잤어요. 그 곳에서 잔 건 세 네 번 정도. 저나 회사 스태프 모두 체력적으로 힘들죠."

-항상 소감이 화제에요. "그러게요. 왜 그러나 모르겠어요. 소감 말하고 내려오면 주변 사람들한테 '나 바보 같았어'라고 물어요. 정작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도 안 나요. 연기를 10년 넘게 했지만 무대에 서면 여전히 떨려요. 사실 지금 자리도 떨리긴 마찬가지에요. 무대인사나 행사를 가도 담담한 척 웃지만 떨고 있는 거에요."

-소감 영상은 다시봤나요. "당연히 봤죠. 참 길게 말하던데요."

-5분이 넘었어요. "안 그래도 다시 자리에 앉으니 (송)중기 형이 '아 왜 이렇게 길게 해'라고 하더군요. '지루했어? 재미없었어?'라고 물었는데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했어요."

-욕심나는 상이 있나요. "사실 인기상을 받아보고 싶어요. 인기상과 인연이 없었어요. 미남이 아니라 인기상을 못 받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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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씨와는 동료이자 라이벌이에요. "캐릭터로만 보면 '태양의 후예'가 더 크게 사랑받았잖아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누가 중기 형의 연기에 대해서 뭐라고 하겠어요. 제가 하지 못 하는 부분을 해낸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지난해 영화·드라마 쌍끌이 흥행이었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자신감 있어 보이지만 전혀 아니거든요. 작품을 할 때마다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크고 막상 잘 되는 걸 경험하면 신기하고요. 나한테 이런 순간도 오는구나 싶어요."

-차기작에 부담이 크겠어요. "영화 위주로 보고 있어요. 연말에 재검 받을 때까진 시간이 있어요. 아무리 합리적으로 상황이 진행돼도 '쟤 군대 왜 안 가'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거에요. 작품을 하지말고 입대까지 기다리자 싶다가도 나한테 주어진 시간이 있는데 눈치를 보며 있어야하나 하기도 해요. 신중히 고려하는 작품도 있어요."

-입대가 늦은 게 후회되진 않나요. "철없던 10대에 데뷔해 계속 일하면서 지냈잖아요. '빨리 갈 걸' 해봤자 이미 놓친 걸 후회해 뭐하겠어요. 그렇다고 당당하진 않아요. 이 늦은 나이에 군대를 간다만다 말이 많으니깐요. 그래도 합법적인 절차대로 움직이고 있어요."

>>2편에 계속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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