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7점 차 리드'를 너무 우습게 생각했다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 1회와 2회에 각각 1점씩을 내주며 끌려가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모았고, 2회에만 9득점을 따냈다.
하지만 이게 악수가 됐다. 쉽게 승리를 예단했고, 1점을 하찮게 생각했다. 방심했다. 결국 불펜이 무너졌고, 9-2의 리드에서 9-9까지 쫓기며 연장까지 경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패했다.
KIA는 3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팀 타선의 2회 빅이닝 활약에도 불구, 불펜진의 방화로 인해 9-10으로 패했다. 7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초반은 쉽지 않았다. 상대 박용택에게 좌월 홈런, 박재욱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0-2로 끌려간 KIA였다. 헥터가 연달아 실점하며 다소 불안한 보습이었다. 타선이 힘을 내야 했다.
선두타자 이범호는 외야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그 다음이 시작이었다. 선두타자 필이 우익수 옆 안타를 쳐내며 출루했다. 1사 2루에서 이어 나온 서동욱이 적시타를 쳐내며 1-2로 추격했다.
1사 3루에서 타석에 나지완이 들어섰다. 그는 상대 선발 장진용의 139km짜리 직구를 그대로 통타, 비거리 125m짜리 2점 홈런을 날렸다. 나지완의 시즌 12호였다. 스코어는 3-2가 됐다.
이어 이홍구, 고영우가 안타와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했다. LG는 장진용 대신 최동환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실패였다. 1사 만루에서 노수광의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어느새 5-2까지 KIA는 달아났고, 유격수 손주인의 송구 실책에 이어 이범호가 볼넷을 얻어내며 2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 필이 들어섰다.
2회 첫 타석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였던 필은 최동환의 143km짜리 직구를 그대로 통타, 좌월 120m짜리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필의 개인 10호 겸 개인 세 번째 그랜드슬램이었다.
순식간에 KIA는 2회에만 6안타 2홈런 9득점을 따냈다. 올 시즌, KIA가 한 이닝에 따낸 최다 득점이었다. 하지만 과했던 사기가 이날 방심으로 이어졌고,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선발 헥터가 6이닝을 소화하며 모두 5점을 내줬고, 9회에 나온 심동섭이 안타와 볼넷을 연달아 허용했다. 이어 나온 한승혁은 다시금 제구에 문제를 드러내며 폭투로 위기 상황을 자초했다.
그리고 상대 히메네스에게 2점 홈런을 허용, 9-8까지 추격을 내주고 말았다. 늦게나마 KIA는 김광수를 투입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상대 이천웅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9-9로 연장에 돌입했다.
결국 11회초, 2사 1, 3루에서 상대 채은성의 영리한 홈스틸 플레이에 넘어가며 9-10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7점 차로 이기고 있다는 KIA의 자만심이 만들어낸 최악의 역전패였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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