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 갖고 일했는데.." 특조위 조사관들 눈물

2016. 6. 3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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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사활동 마지막날 밤샘토론
이석태 “내일도 오늘처럼 활동”
국회에 특검 요청안 다시 제출

“세월호 참사를 조사하기 위한 첫번째 특별조사위원회입니다. 어떻게든 기록될 우리 이름이 부끄럽게 남을까 두렵고 불안합니다.”(조사1과의 한 조사관)

30일 저녁, 서울 중구 저동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위원들과 조사관들이 밤샘토론을 시작했다.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 왔다”는 그동안 조사 과정과, 지금 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터놓으며 몇몇 조사관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특조위는 이날로 조사활동을 마무리하고 향후 3개월간 보고서와 백서 작업만을 해야 한다. 그러나 특조위는 정부가 요구한 보고서 작성 인원 및 예산 확정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마음은 무겁고 어떤 방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일도 오늘처럼 조사활동을 이어가자”고 조사관들을 다독였다.

“꿋꿋이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상임위원들과 조사관들의 의지와는 별개로 1일부터 특조위 활동은 안갯속에 빠진다. 당장 파견 공무원 29명 중 12명은 1일 원부처로 복귀한다. 별정직 공무원의 경우, 보고서 작성 인원으로 58명 중 50명을 남기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실제로 얼마나 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향후 조사활동과 예산 등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산이 끊기면 남은 직원들의 월급과 조사활동비 등을 줄 수가 없다. 상반기 예산이 일부 남았지만, 용처가 정해진 돈이어서 임의로 사용할 수 없다. 조사 권한도 막힌다. 특별법이 보장한 진술 청취, 고발, 실지조사 등은 할 수 없게 된다.

특조위는 이날 국회에 특별검사(특검) 요청안을 제출했다. 19대 국회 때 본회의에 상정도 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된 요청안을 다시 한 번 제출한 것이다. 특별법에는 2차례 특검을 요청할 권한이 규정돼 있다. 정부 뜻대로 활동이 종료되면 아직 남아 있는 한 차례 특검 요청 권한은 사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특조위는 최대한 조사활동을 이어가면서 특별법 개정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서울청사와 국회를 오가며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여온 세월호 유가족들도 이날 밤 9시께부터 특조위 조사관들과 함께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조사관들에게 “정말 특조위를 문 앞에서라도 지키기 위해서 왔다. 저희 가족들은 여러분이 무능했던 탓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안다. 본연의 임무를 끝까지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방준호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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