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범벅' 우레탄 트랙 사용중지 학교 가봤더니

장호영 입력 2016. 6. 3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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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교, 안내판은 없고 학생들은 뛰어놀고.. 인천시교육청, 공문만 보내고 확인X

[오마이뉴스 글:장호영, 편집:김지현]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서 납이 기준치의 21배가 넘게 검출된 인천 남동구의 한 초등학교 모습. 시교육청이 사용을 중지하게 했다고 발표했지만, 30일 이 학교를 방문해보니 안내표지판도 없었고, 학생들은 우레탄 트랙에서 놀고 있었다.
ⓒ 장호영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3일 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학교 47곳 중 납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32곳의 명단을 발표하고 사용을 중지하게 했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이 아무런 제지 없이 '납 범벅' 우레탄 트랙에서 뛰어놀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시사인천>이 지난 30일 오후 납이 기준치를 초과한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인천지역 초등학교 3곳을 방문한 결과, 학생들은 우레탄 트랙을 여전히 이용하고 있었다.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 90㎎/㎏을 22배가 넘게 초과한 납 성분이 검출된 남동구의 A초교는 운동장 한쪽에 '우레탄 트랙 일시 사용 중지' 안내판을 설치해놨지만, 학생들이 우레탄 트랙에 접근하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우레탄 트랙을 뛰어다니거나 우레탄 트랙에 주저앉아 노는 모습이 목격됐다.

남동구의 B초교는 기준치의 21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다. 하지만, 운동장에 어떠한 안내판도 없었다. 학생 수십 명이 우레탄 트랙을 포함한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운동장에서 만난 저학년 학생들은 "우레탄 트랙에서 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고학년 학생들은 "선생님이 '우레탄 트랙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만 하라'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기준치의 17배가 넘는 납이 검출된 남구의 C초교 운동장에도 안내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학생 10명 정도가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 등 운동장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우레탄 트랙을 이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라고 했다.

이 학교들 중 2개교는 지난 3일 인천시교육청이 기준치 이상의 납이 검출돼 사용을 중지하게 했다는 학교다.

"79개교 중 53개교가 기준치 이상 납 검출"... 발표는 빨랐지만 대처는 미흡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학교의 유해성 검사를 모두 마친 인천시교육청은 30일 '전체 79개교 중 53개교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이 검출됐다'고 밝히고 학교 명단과 트랙 설치 시점 등을 공개했다(아래 표 참고).

인천시교육청이 검사 결과를 바로 공개한 것은 신속한 대응이라는 평가지만, 이 공개에 앞서 트랙 사용 중지가 제대로 조치됐는지 확인하지 않아 교육청이 학생들의 건강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노현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은 "납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학교 명단까지 발표하고 학생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처럼 했던 인천시교육청이 어떻게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안전 조치를 다한 것처럼 발표할 수 있는가"라면서 "책임자를 문책하고 우레탄 트랙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체육교육팀장은 "명단 발표 후 사용 중지와 안전 조치 실시 등을 안내했지만, 실시 여부를 따로 보고받지는 않았다"라면서 "안내판 등을 설치했지만 파손되거나 해서 현재 없을 수 있다, 조만간 학교에 제대로 조치하고 보고하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종합 대책은 전국적 사안이라 교육부가 전국의 검사 결과를 취합한 후 대책이 나오면 논의해서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일 인천시교육청이 발표한 우레탄 트랙 납 기준치 초과 학교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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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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