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끊은 초임 검사..원인은 사건 재배당?

정혜진 기자 2016. 6. 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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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한 초임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그 배경에 상사인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행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숨진 검사가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재배당하는 과정에서 폭언이 있었던 것 아니냐 이런 주장도 나왔습니다.

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대 초반 김 모 검사가 남긴 유서에는 "장기 미제사건들이 목을 조인다"는 업무에 대한 중압감이 쓰여 있습니다.

김 검사가 지난달 19일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직속상관인 부장검사는 김 검사를 강하게 질책하며 해결하지 못한 사건들을 다른 검사들에게 재배당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식의 사건 재배당은 검사 개인에겐 치욕적이라는 게 검찰 내부 얘기입니다.

[김모 검사 친구 : (장례식장) 식당 안에서 (사건 재배당) 얘기를 들었죠. 검찰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걸, 그게(자살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거라고….]

김 검사는 올해 1월 새 부장검사가 부임하면서, 지난해와 달리 과도한 업무 부담을 호소했습니다.

친구들과의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통해 "매일 부장에게 욕을 듣다 보니 자살 충동이 든다", "술 시중드는데 죽고 싶다", "스트레스받아서 금니가 빠졌다", "술 취한 부장을 집에 모셔다드렸더니 잘 하라고 때린다"고 털어놨습니다.

김 검사가 부모님과 마지막 통화를 한 건 숨지기 2주 전인 5월 7일, 어버이날 전날이었습니다.

어머니와 통화하며 서럽게 울었다고 합니다.

[김모 검사 아버지 : 작년에야 물론 통화를 자주 하고 했지만, 올해 들어와서는 바쁘다며 한 달에 한 번 두 번 그 정도 통화하고….]

검찰은 사건 재배당 과정에서 부장검사의 과도한 폭언이 없었는지 등 진상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VJ : 이준영) 

정혜진 기자hj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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