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봉준호 감독과 영화 '옥자' 제작 중"
세계 최대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자체 제작 콘텐츠를 강화한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한류 콘텐츠의 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더한다는 복안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한국의 콘텐츠 제작자들과 협력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헤이스팅스 CEO가 한국 미디어 앞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괴물’, ‘설국열차’ 등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과 손잡고 영화 ‘옥자’를 만들고 있다. 넷플릭스가 5000만 달러를 투자한 ‘옥자’는 제이크 질렌할, 틸다 스윈턴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한다. 내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설국열차를 보고 봉 감독에게 매료됐다”면서 “내년에 옥자가 나올 때 대대적인 홍보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이밖에도 몇 편의 작품을 국내 콘텐츠 제작자와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는 걸 소재로 하는 ‘드라마월드’를 준비 중이다. 사란도스 CCO는 “미국 LA에서 촬영되며 영어와 한국어로 만들어진다. 한국 배우와 여러 K팝 스타들이 드라마월드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참가자가 등장하는 버라이어티쇼 ‘얼티밋 비스트마스터’도 준비 중이다. 두 작품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다. 헤이스팅스 CEO는 “하반기에 추가적인 라인업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상반기 최고 드라마 히트작인 ‘태양의 후예’도 하반기에 미국 캐나다 남미 등에 방영키로 했다. 사란도스 CCO는 “태양의 후예는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콘텐츠 계약을 할 때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규제가 심한 중국 시장에 아직 진출하지 못했지만 진출을 위한 한류 콘텐츠 확보는 착실히 준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넷플릭스에 한국은 시장으로서는 일본, 중국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다. 하지만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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