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나에게는 세계대회 우승보다 독도가 중요하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2016. 6. 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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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준우승컵을 대신한 독도사진 액자를 들고 즐거워하고 있는 이세돌 9단과 김장훈.
독도는 우리 땅! 거기서 바둑을 둔다는데, 누가 시비 붙겠어~
이세돌·장혜연조(오른쪽)와 김장훈·이슬아조가 역사적인 ‘독도나눔배 특별대국’을 벌인 뒤 환한 얼굴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나에게는 세계대회 우승보다 ‘약속’과 ‘독도’가 중요하다.”

‘돌코너’ 이세돌 9단과 ‘기부왕’ 김장훈이 의기투합한 ‘독도나눔대국’이 화국(和局)으로 끝났다. 30일 낮 12시 정각에 독도에서 벌어진 ‘제1회 독도나눔배 특별대국’의 형식상 승자는 이세돌 9단이다. 아마추어 여류강자 장혜연과 짝을 이룬 이세돌 9단은 ‘바둑 얼짱’ 이슬아 4단과 호흡을 맞춘 김장훈에게 맞서 202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날 대국은 애초부터 승부에는 의미가 없었다. 우리 국토의 막내 독도에서 ‘국보급’ 프로기사와 ‘국민 가수’가 수담을 나눈다는 사실만 있을 뿐이었다. 여기에 승자인 이세돌·장혜연조가 500만원, 패자인 김장훈·이슬아조가 1000만원을 사회에 기부하는 나눔도 함께했다.

이번 대국은 김장훈이 이 9단에게 제안해 성사됐다. 바둑팬이자 한국기원 홍보대사이기도 한 김장훈이 이 9단에게 “독도에서 대국 한번 하자”고 제안했고 이 9단이 “한국의 프로기사로서 바둑보급의 의무가 있고, 가보고 싶던 섬에서 바둑 한 판 두지 못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흔쾌히 수용하면서 독도대국이 급물살을 탔다. 특히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생겨난 바둑 열기를 이어가고, 상금을 기부해 나눔에 동참하는 취지”라는 김장훈의 말에 이 9단이 공감을 표시하며 이번 독도대국은 나눔과 기부행사로 치러지게 됐다.

한편 이세돌 9단은 9월1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한국의 KBS와 중국의 CCTV, 일본의 NHK가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는 3국 각 방송사 TV기전 우승·준우승자가 참가하는 ‘미니’ 세계대회다. 이9단은 전년도 이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자동 출전한다.

그러나 이번 독도대국으로 일본이 입국을 거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4년 가수 이승철이 독도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그의 입국을 거부한 전례가 있다. 이 9단도 이러한 사실을 알았으며, 9월에 입국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각오하고 이번 독도대결에 나섰다고 그의 측근이 전했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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