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천조국' 넷플릭스, "'태양의 후예' 틀겠다"

금준경 기자 2016. 6. 30. 16: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출 6개월 만에 첫 기자간담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계획 발표했지만 유력사업자 제휴 지지부진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세계 최대의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 때도 하지 않은 기자간담회를 진출 6개월 만에 열고 서비스 홍보에 열을 올렸다. 넷플릭스는 제휴가 무산된 IPTV 대신 케이블플랫폼을, 방송사 대신 제작사와 제휴를 강화하는 등 ‘차선’을 택하는 모양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배두나 주연의 ‘센스8’시즌2를 서울에서 촬영할 계획이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국내 개봉과 동시에 넷플릭스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류드라마를 소재로 한 드라마 ‘드라마월드’와 박경림이 MC로 나서는 경연 프로그램 ‘얼티밋 비스터마스터’도 제작 중이다.

넷플릭스는 방송사와 콘텐츠 제휴, IPTV와 플랫폼 제휴를 맺는 대신 차선을 택하는 모양새다. 헤이스팅스 CEO는 “한국의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여름에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 캐나다, 남미에서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KBS가 아닌 제작사가 온라인 유통판권을 갖고 있다. 헤이스팅스 CEO는 “딜라이브(씨앤앰)와 제휴를 통해 셋톱박스로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고 삼성, LG전자 등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IPTV없이도 TV플랫폼 전략이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사진=넷플릭스.
이 같은 전략은 넷플릭스 경영진의 한국 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넷플릭스 경영진은 오는 1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방문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을 만나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는 사업협력 모델, 수익배분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중 드라마제작사협회, IHQ 등 콘텐츠 제작사들과 미팅일정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한국진출 후 6개월 지났지만 가입자는 5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이용자들이 지상파, CJ E&M 등 방송사업자의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들 사업자와 제휴를 맺지 못한 건 넷플릭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 방송사업자는 지난해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협상을 벌였지만 수익배분에 이견이 있었고, 티빙(CJ)과 푹(지상파) 등 각자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갖고 있어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넷플릭스는 유력 유료방송 플랫폼인 IPTV사업자들과 협상을 벌였지만 마찬가지로 수익배분에 이견이 있어 제휴에 실패하기도 했다. 유료방송시장이 저가에 형성됐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가격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국내에서 넷플릭스가 성공하기 힘든 원인이 됐다.

(관련기사: 넷플릭스의 공습? 한국은 다르다)

끝내 기자간담회에서 판을 흔들만큼의 대대적인 제휴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콘텐츠 수급에 대한 질문이 여러차례 나왔지만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는 “넷플릭스 콘텐츠는 매주 새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고, 조나단 프리드랜드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는 “전세계 콘텐츠 제작사, 플랫폼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만 말했다.

이날 넷플릭스 관계자들은 한류 콘텐츠를 전세계에 유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콘텐츠 제작사들과 협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는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혜택 중 하나가 글로벌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콘텐츠가 어디에 있든 어떤 언어로 제작되든 우리는 전세계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한국 진출 당시 한류콘텐츠 수급을 통해 중국 등 아시아시장 진출을 노리는 게 목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