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재 인턴기자] 세월호 사건 직후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에 대한 비판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압박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30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자유언론실천재단 등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청와대 핵심 인사였던 이 전 수석이 당시 김시곤 KBS 보도국장과 통화한 내용 전문을 공개했다.
녹취록을 보면 이 전 수석은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고 편집에까지 개입했다. 녹취록 끝에는 “하필이면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또 “이런 식으로 지금 국가가 어렵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KBS가) 지금 그렇게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 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하며 김 전 보도국장을 압박하기도 한다.
김 전 보도국장은 이 전 수석의 항의에 대해 “우리 보도가 무슨 의도가 있는 게 아니다”, “일부러 우리가 해경을 두들겨 패려고 하는 거냐”, “이번 참사를 놓고서 면밀히 우리가 분석해 차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계속되는 항의에 김 전 보도국장은 “무슨 말씀인지 알겠다”면서도 “이 선배(이정현 지칭)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김민재 인턴기자 mjlovel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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