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한한 넷플릭스 창업자 "8100만명 시청할 봉준호 신작 제작중"
“한국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8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들에게 제공할 것입니다. 넷플릭스 만의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로 최고의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데이에 참석해 한국에서의 서비스 계획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190여개 국가에서 8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업체다. 헤이스팅스 CEO가 한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넷플릭스가 올해 1월 전세계 190여개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한 뒤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한 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헤이스팅스 CEO는 “예상보다 조금 늦어졌지만 드디어 한국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 “봉준호 신작 넷플릭스 지원으로 촬영 중…8100만명이 시청할 것”
1997년 미국에서 DVD 우편배달 서비스 업체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2007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미국 외 지역에 대한 진출은 2010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지난해 9월에는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일본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플릭스 사용자는 최소 7.99달러를 월정액으로 내면 온라인상에서 고화질의 영화나 드라마를 마음껏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1월부터 국내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달에는 국내 3위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옛 씨앤앰)와 한국 서비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딜라이브는 최근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또 넷플릭스는 삼성전자, LG전자의 스마트TV를 통해서도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넷플릭스는 한국 시청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다수의 현지화 콘텐츠를 제작 중이라고 소개했다. 헤이스팅스 CEO와 함께 무대에 오른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한국의 유명 배우들과 K팝 스타들이 출연하는 작품을 제작 중이고, 박경림씨가 진행을 맡은 쇼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촬영 중”이라며 “특히 봉준호 감독과는 엄청난 규모의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을 만든 국내 최정상급 영화 감독이다. 봉 감독이 넷플릭스의 지원을 받아 제작 중인 영화 ‘옥자’는 내년쯤 넷플릭스에서 독점 개봉할 예정이다. 봉 감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현재 강원도에서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면서 “넷플릭스 가입자 8100만명과 만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인사를 전했다.
사란도스 CCO는 “한국 현지 제작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앞으로 제작할 콘텐츠도 꾸준히 탐색하고 있다”면서 “올해가 가기 전 자체 제작물에 대한 발표를 추가적으로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여름 말부터는 한국의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미국, 남미 등의 시장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사전 제작 후 모든 에피소드 동시 제공…“개인화 추첨 시스템이 무기”
일각에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제작 분야까지 장악할 경우 글로벌 콘텐츠 시장이 황폐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헤이스팅스 CEO는 이런 우려가 기우(杞憂)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400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동안 경쟁 사업자 HBO의 가입자도 3000만명에서 3500만명으로 증가했다”면서 “경쟁사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사용자 입장에서도 더 풍부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가 영화·드라마 제작 방식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2012년 자체 제작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모든 에피소드를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공개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는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일정한 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제공되는데, 넷플릭스는 처음부터 모든 회차를 다 공개해버린 것이다.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가 모든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이유를 책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모든 챕터가 한꺼번에 제공되는 책을 원하는 만큼 읽다가 중단하고 다시 읽기를 반복한다”면서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시리즈물의 모든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도 사용자의 시청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의 개인 맞춤형 추천 시스템이 사용자의 만족도를 크게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선호할 만한 콘텐츠를 상단에 띄워 추천한다. 헤이스팅스 CEO는 “시청이 반복될수록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선호 장르를 더 잘 파악하게 된다”면서 “사용자는 본인 취향에 맞는 고화질 콘텐츠를 광고없이 곧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Netflix) 미국 최대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업체다. 1997년 DVD 우편배달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해 2007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영토를 확장했다. 최소 7.99달러를 월정액으로 내면 온라인상에서 고화질의 영화, 드라마 등을 마음껏 시청할 수 있다. 현재 전세계 190여개 국가에서 8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에는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자체 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시리즈물을 자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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