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편지로 '호주 첫 소녀상'에 태클 거는 일본 민간단체
[경향신문] 호주에서 처음으로 시드니에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앞두고 일본 민간단체가 노골적으로 방해공작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 소녀상 건립을 주도하고 있는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 관계자는 30일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최근 소녀상 건립을 함께 추진하는 호주 목사가 일본의 한 민간단체로부터 ‘고소·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협박성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일본 단체는 또한 소녀상이 세워지는 지역의 의회에도 항의 편지를 보냈다고 위원회 관계자는 전했다.
협박성 편지를 받은 이는 호주 유나이팅 교회의 빌 크루스 목사다.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크루스 목사가 위원회의 협조 요청을 받아들여 소녀상은 한인들의 밀집지역 인근의 유나이팅 교회 앞에 세워지게 됐다. 교회의 준비기간이 필요해 소녀상은 오는 8월 시드니 한인회관에 들어섰다가 1년 후쯤 교회로 옮겨질 예정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일본 단체는 지난해 한인회 등이 소녀상을 들여오려고 준비할 때에도 전면에 나서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측이 세계 시민들에게 역사적 진실이 알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 고소·고발이라는 무리수를 두는 듯하다”며 “화도 나지만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시드니 소녀상은 국내 옛 주한 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있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경기 성남시의 후원으로 제작되며 오는 8월6일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제막식이 열린다.
위원회는 올해 수요 연대시위와 소녀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소녀상 제막식이 열리기 전에는 주호주 일본 영사관 앞 수요시위 등 각종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많은 피해자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나 마음이 아프다”며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이 살아생전에 반드시 일본 총리로부터 직접 사죄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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