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에 어르신 등치는 불법 홍보관 밀집 '왜'

2016. 6. 3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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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인삼' 이용해 사기 행각..자치단체 부정적 이미지 우려 커

'금산 인삼' 이용해 사기 행각…자치단체 부정적 이미지 우려 커

(금산=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70대 노인 A씨는 최근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했다가 아들과 며느리의 핀잔을 들어야 했다.

'무료 관광을 시켜주겠다'며 나선 이들을 따라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무료 관광 명목으로 노인들을 끌어모은 이들의 속내는 일반 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노인들에게 비싸게 팔아넘기는 것이었다.

노인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 인삼을 대표하는 고장인 충남 금산의 한 농장이었다.

사기 일당은 농장에 홍보관이라는 것을 마련, 노인들을 모아놓고 휴지 등을 사은품을 주며 환심을 샀다.

이들은 어르신들을 '아버님', '어버님'으로 살갑게 부르며 관절염, 신경통, 당뇨 등 질병 치료에 효과가 좋은 약과 녹용즙을 사라고 꼬드겼다.

공짜 점심 제공에 사은품까지 챙겨준 이들이 사기꾼이라고 예상 못 한 노인들은 한 상자당 20만∼30만원의 비싼 가격에 녹용즙을 선뜻 샀다. 그러나 실제 이 녹용즙은 저가 한약재를 섞은 질 낮은 상품이었다.

30일 금산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처럼 충남 금산에 있는 일명 '홍보관', '떴다방'에서 일반 건강식품에 폭리를 취해 노인들의 쌈짓돈을 가로채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2일 대전 유성경찰서가 성모(53)씨 등 23명을 검거한 것을 비롯해 지난 1년 동안 충남 금산에서 불법 영업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경우만 7건에 달한다.

사기 일당이 금산을 주요 판매처로 삼는 것은 인삼과 약초로 이름난 금산의 이미지를 이용하기 때문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노인들에게 '약초가 많이 나고 인삼으로 대표되는 금산에서 판매하는 건강식품은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질 낮은 녹용즙을 터무니없는 가격에 팔아넘길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사기 일당 때문에 애꿎은 지자체와 군민들의 속만 타고 있다.

사기 일당이 값싼 중국산 한약재를 넣어 녹용즙을 만들다보니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실제 제품을 복용한 노인들이 효과가 없다며 금산의 인삼과 약초까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산군 복수면에 거주하는 전모(32)씨는 "불법 홍보관이 판을 치면서 인삼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금이 갈까 걱정된다"며 "손 놓고 있다가는 우리 고장의 대외적인 신뢰도가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금산군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불법 홍보관을 뿌리 뽑기가 쉽지 않다.

현재 금산에 허위·과장 광고를 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의심되는 홍보관이 12개 정도 있는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최근 경기가 어려운 데다 단속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다보니 과거보다 떴다방이 많이 줄었고 거래도 더욱 은밀히 이뤄진다는 것이 군 측의 설명이다.

군 특별사법경찰관 등이 단속을 나가도 문을 닫아 두는 경우가 많아 실제 적발이 쉽지는 않다.

단속에만 의존할 수 없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 활동이 병행되고 있다.

금산군과 가까운 대전 동구는 최근 지역 경로당 48곳을 돌며 어르신들에게 '떴다방' 피해 예방과 신고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금산군 관계자는 "불법 홍보관이 성행하는 데 대한 군민들의 우려를 잘 알고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9월 금산인삼축제를 앞두고 더 신경을 써서 불법 홍보관 근절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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