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수도권 전셋값..그래도 '전세' · 여전히 '서울' 원한다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창사 15주년 머니투데이-KB국민은행 공동 설문조사]]
전셋값이 치솟고 있지만 주택 수요자 대다수는 여전히 '전세'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거난이 임계점을 넘었지만 '서울 거주'를 원하는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세화'를 대세로 보고 공공임대 물량을 늘려 주택 수급을 조절하겠다는 정부 정책이 '주거서민'들의 바람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주거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한다.
29일 머니투데이가 창사 15주년을 맞아 KB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실시한 '임대주택 거주 및 탈(脫)서울 의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세(보증부 월세) 대신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KB부동산 회원 21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0.0%는 임대주택(전·월세)에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는데 선호하는 임대주택은 84.9%가 '전세'라고 답변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80%가 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전세난이 심각하지만 '서울 거주'를 희망하는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0·30대 젊은층 일수록 서울거주 의향이 높았는데 전체 응답자의 75.5%는 서울을 떠나기 싫다고 답변했다. 높은 집값과 전세난에도 서울거주를 희망하는 모순적 상황이 수도권 주거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내할 수 있는 월 임대료는 '월 30만원 이하'가 50.2%로 가장 많았다. '월 30만~50만원'이라고 답한 응답자(34.7%)까지 합하면 월세 50만원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한 응답자는 85.0%에 달했다.
주택구입 시기에 대해서는 '2018년 이후'라고 답한 응답자가 45.3%로 가장 많았다. 11.2%는 올해 안에, 9.9%는 2017년 하반기에, 9.7%는 2017년 상반기라고 답했다. 구매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24.0%나 됐다.
주택구매를 미루는 경향은 무주택자일수록 더욱 강했다. 무주택자의 경우 2018년 이후 집을 사겠다는 답변이 절반이 넘는 51.4%에 달한 데 비해 유주택자는 40.3%만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주택구입 희망자의 56.7%는 '85㎡ 미만 소형 아파트'를 원해 1~2인 가구가 늘면서 중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85㎡ 미만' 주택은 설문에 참여한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전 연령대에서 가장 선호하는 면적으로 꼽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월세를 살다 전세를 거쳐 집을 구매한다는 전통적 주거패턴이 많은 변화를 맞고 있다"면서 "정부도 주택 수요자들의 다양한 주거형태를 파악해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동욱 기자 sdw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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