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13점 모두 내 작품" vs. 경찰 "위작 전제로 계속 수사"(종합)

정재민 기자 2016. 6. 2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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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리듬·채색 모두 다 내 작품" vs. "위조범 자백·위조방법 재연" 당분간 '위작 논란' 지속될 듯
이우환 화백이 29일 오후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위작으로 발표한 자신 작품 13점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피해자 겸 참고인 신분으로 재출석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경찰이 압수수사 중인 이우환 화백(80)의 작품 13점이 '위작'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발표가 나온 가운데, 이 화백은 논란이 되는 작품 모두가 자신이 직접 그린 '진품'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에 경찰은 '위작'임을 전제로 추가 위조범과 유통 경로 등을 수사해나간다는 방침이다.

29일 오후 4시쯤 이 화백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작품의 진위검증을 위해 피해자 겸 참고인 신분으로 2차 출석했다. 그는 오후 7시49분쯤 약 4시간의 작가검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흡이나 리듬, 채색방법 등 모두 다 내 것이었다"면서 "분명한 내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가 검증에 대한 결과를 말하기 전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내가 작가 본인이다"라면서 "작품이라는 것은 작가가 주인이고 법 등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작가가 봐야 하는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과수 등) 국가 기관에서 '이건 아니다(위작이다)'라고 발표하고 수사 기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발표하면서 작가는 제외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이런 이야기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국과수가 밝힌 결과에 대해서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물감과 붓 등이 다를 때가 있다"면서 "색채나 성분 또한 다를 수 있다. (작가 검증 결과)별 문제가 없었다. 분명한 내 작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화백은 작품 진위논란에 대해 그동안 "내 작품이다"라며 "내가 직접 (진품) 확인서를 써 준 작품"이라고 주장했었다.

다만 이 화백은 지난 27일 경찰에 출석해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당시 이 화백 측은 "위작논란 작품 모두를 이 화백이 봤지만 확실하게 판단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물감 부분이나 기법 등을 봤으니 돌아가서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화백은 어떻게 경찰에 대응할 것인가를 묻는 말에 "필요하다면 시간 맞춰서 대응할 것"이라면서 "나는 피하고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이후 준비된 차를 타고 곧바로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이 화백은 30일 오후 중국으로 출국한다. 이 화백 측은 이날 오후 3시 경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화백은 중국 상하이로 갔다 내달 2일 귀국한다.

한국 현대화단의 대표적인 작가중 한명인 이우환 화백이 29일 오후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위작으로 발표한 자신 작품 13점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피해자 겸 참고인 신분으로 재출석하고 있다. 한편 전날 이 화백의 그림을 위조한 뒤 거액을 받고 위작(僞作)을 판 혐의를 받고 있는 미술품 판매상이 법정에서 위작 사실을 인정했다. 2016.6.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 화백이 위작 논란 대상을 모두 '진품'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경찰은 이 화백이 떠난 뒤 곧바로 브리핑을 열고 '위작'임을 전제로 수사할 뜻을 밝혔다.

경찰은 "생존 작가의 의견이 위작 판단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점은 맞지만 그간 경찰의 수사사항과 민간감정기관의 의견, 국과수의 과학감정 결과 역시 위작 판단에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압수 그림 13점 중 4점을 위조했다는 위조범들의 자백과 그 자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보강 증거, 민간감정기관들과 국과수 감정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압수 그림 13점 모두 위작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위작임을 전제로 추가 위조범과 유통 경로 등을 계속 수사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화백의 그림을 위조한 뒤 거액을 받고 위작을 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술품 판매상 현모씨(66)의 변호인은 전날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위작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씨와 위조화가 이모씨에게 위작 논란에 휩싸인 작품 13점을 보여준 결과 이들이 자신들이 위조한 그림으로 4점을 지목했고 위조방법을 재연했다는 점을 '위작'으로 보는 이유로 들었다.

또한 이 4점에 대해 '진품 물감에 반짝이는 느낌이 있어 대리석 가루와 유릿가루를 안료에 섞어 작업했다'는 진술과 국과수 감정결과가 일치한다는 점도 꼽았다. 실제 국과수 감정결과 4점의 그림 안료에서 유리 파편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이 화백 측과 경찰 측의 입장이 상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위작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이 화백이 '언제든 (경찰이) 부르면 출석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이 화백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위작'임을 전제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앞서 국제미술과학연구소와 민간 감정위원회, 한국미술품감평원 등은 이 화백의 그림 12점에 대한 안목감정을 실시했고 그 결과 모두 위작으로 판정했다. 그림 중 1점은 뒤늦게 확보돼 안목감정을 거치지 않았다.

당시 이 기관들은 Δ캔버스 나무틀을 인위적으로 오래되게 만든 점 Δ80년대 생산된 타카침이 사용된 점 Δ표면질감과 화면의 구도, 점·선의 방향성이 다른 점 등을 들어 경찰 압수 그림이 모두 위작이라는 의견을 냈다.

경찰 역시 "진품은 물감성분이 서로 유사하고 캔버스의 제작기법이 동일한 패턴이나 압수한 그림은 물감성분과 캔버스 제작기법이 진품과 다르다"며 국과수 과학감정 결과를 밝혔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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