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cm 중학생 정호영, '청소년 배구 대표' 발탁

김영국 2016. 6. 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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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골절' 변명진 대체 선수로 발탁.. 첫 경기 출전 1년 만에 국가대표로

[오마이뉴스김영국 기자]

 정호영 선수의 미래에 여자배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광주체육중
'김연경 이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며 혜성같이 등장한 여중생이 청소년 국가대표에 전격 발탁되면서 또다시 배구계를 놀라게 했다.

바로 광주체육중학교 3학년의 정호영 선수다.(오마이뉴스 관련기사) 대한배구협회는 29일 오후 긴급 상임이사회를 통해 정호영을 현재 소집훈련 중인 청소년(U19) 국가대표에 포함시키기로 전격 결정했다.

현 청소년 대표팀 선수 중 변명진(182cm·라이트·대전용산고)이 28일 정밀진단 결과 다리 정강이 피로골절로 한 달 가량 정상 훈련을 하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변명진은 지난 17일 대표팀 소집 당시에도 피로골절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회복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회 일정상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에 따라 장신 유망주인 정호영이 대체 선수로 전격 발탁됐다.

2001년생으로 올해 16세인 정호영은 현재 신장이 189cm에 달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여자배구 선수를 통틀어 단연 최장신이다. 프로 선수는 물론 성인 국가대표팀까지 포함해도 김연경(192cm), 양효진(190cm)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아직 어리고 성장판이 열려 있기 때문에 190cm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운동선수 출신으로 어머니는 배구 선수, 아버지는 농구 선수 출신이다.

정호영 개인으로 보면,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이번이 생애 처음이다. 정호영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 투입된 것은 2015년 4월 태백산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 때부터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배구 실력이 급격하게 늘면서 청소년 대표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공격 타점, 프로선수 포함 '국내 최고' 평가도

 정호영 선수의 최고 특기는 바로 '고공 타점'이다.
ⓒ 광주체육중


정호영의 가장 큰 장점은 장신임에도 점프력과 체공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공격 타점은 프로 선수까지 포함해도 국내에선 김연경 다음으로 최고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향후 성장 과정에서 공격 빠르기와 힘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그 수준에 따라 초대형 선수가 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리시브와 수비력도 장신 선수에게서 보이는 어설픔이 1년 전보다 많이 사라졌다.

기량 면에서도 정호영은 중학교에서 경쟁 상대가 없다는 평가가 많다. 정호영이 맹활약한 광주체육중학교는 올해 출전한 춘계 전국남녀중고배구연맹전, 태백산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 전국남녀종별배구선수권대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등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4관왕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정호영은 2번에 걸쳐 대회 MVP에 선정됐다.

정호영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현재 고교 팀들로부터 스카우트 표적이 됐다. 여고 배구의 강호들이 너도나도 스카우트 경쟁에 나서면서 과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광주체육중학교의 추요한 코치도 "모든 고등학교에서 호영이 때문에 난리"라고 실토할 정도다.

여고 배구의 감독들은 "정호영이 이대로 부상 없이 잘 성장한다면, 고등학교를 거쳐 프로에 갈 때쯤 되면 김연경 이후 최고의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선명여고 김양수 감독)고 입을 모은다. 이구동성으로 '오랜만에 아주 훌륭한 대형 선수가 나왔다'며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김연경의 중학교 시절 스승인 김동렬 원곡고 감독도 지난 22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정호영이 배구를 늦게 시작한 것치고는 기본기가 잘 되어 있다"면서 "체력을 강화하고 공격 스피드와 파워만 키우면 아주 좋은 대형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연경 이후 최고 공격수' 탄생하나

 정호영 선수는 '포스트 김연경'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이다.
ⓒ 광주체육중


정호영이 배구인들을 흥분시키고 있는 건 단지 장신인 것 때문만은 아니다. 김연경처럼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는 게 더 크다.

추요한 광주체육중학교 코치는 지난 22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정호영은 레프트나 라이트로 키우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키가 크다고 센터로 돌리기엔 너무 아까운 선수"라고 말했다.

박기주 여자배구 청소년 대표팀 감독도 29일 전화통화에서 "한국 여자배구의 발전을 위해서 정호영에게 국제무대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고, 대형 선수로 키워보자는 차원에서 발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서 레프트나 라이트 등 공격수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배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학생을 성인 국가대표 바로 밑의 단계인 청소년 대표로 전격 발탁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장신의 유망주를 조기에 국가대표 시스템에 끌어들여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7일 소집된 여자배구 청소년 대표팀은 오는 7월 23일부터 31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소년(U19) 선수권 대회에 출전한다. 결승까지 진출해서 내년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 출전 티켓을 획득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정호영은 30일 상경해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중학생 유망주의 날갯짓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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