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공항 테러 현장 시민들 "패닉 그 자체였다"

강지혜 2016. 6. 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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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패닉 그 자체였다. 혼비백산해 달아나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등 정신이 없었다"

28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테러 현장에 있었던 로렌스 캐머런은 캐나다 C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타튀르크 공항은 터키에 들어오거나 이곳을 경유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 중심지다. 국제공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아타튀르크 공항 이용객은 6180만여 명으로 전 세계 공항 중 11번째로 많다.

영국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과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에 이어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는 유럽 공항인 만큼, 이곳에서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연쇄 테러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가족과 함께 터키에 왔다가 테러를 목격한 에빙 지니(12·여)는 충격으로 인터뷰 내내 눈물을 흘렸다.

지니는 AP통신에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며 "폭발 때문에 모든 것이 작은 파편으로 쪼개졌다. 만약 2분만 더 일찍 도착했다면 우리도 이렇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한 남성 목격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하며 "공항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팔이 잘린 사람도 있었고 등에 유리 조각 같은 파편을 맞은 사람도 있었다"며 "총격은 직접 못 봤지만 폭발을 느꼈고 사람들이 사방으로 도망쳤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 폭탄이 터졌고 그 다음에 또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이 출입문으로 쏟아져 나와 보도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는 등 긴박한 현장 상황이 전해졌다.

또 다른 여성 목격자는 "두 차례 폭발하는 소리가 난 뒤 엄청나게 큰 폭발음이 이어졌다"며 "사람들이 다 흩어졌는데 어디로 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찾지 못했다"고 했다.

AFP통신은 공항 이용객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고 수화물 카트가 뒤집힌 사진이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폭탄이 터진 직후 상황으로 추정된다.

공항 로비에서 대기하다가 테러를 목격했다는 알리 테킨은 로이터통신에 "매우 큰 폭발이었고 소리도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 여파로 천장이 내려앉았다"며 "공항 내부는 완전히 끔찍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목격자 여러 명은 폭발음이 난 직후 총을 쏘는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여권심사장에 있었다는 한 독일 여성은 "모든 사람들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공항 곳곳이 피와 신체 파편으로 뒤덮였다. 문에 박힌 총알 자국도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사건 당일 오후 9시50분께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를 당했다고 전했다. 터미널에서 빠져 나온 운전자들이 "들어가지 마라! 폭탄이 터졌다!"고 외쳤다고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온 여행객 폴과 수지 루스는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려다가 테러범을 봤다. 폴은 "출국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총을 쏘는 소리를 들었다"며 "검은색 옷을 입은 어떤 남자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손에는 권총을 들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테러로 일부 항공편 운항이 취소돼 급하게 인근 숙소로 이동하는 사태도 빚었다. 터키에 주재하는 A기업 직원 가족은 뉴시스에 "버스를 타고 항공사에서 제공한 호텔로 갔다. 우리 말고도 수천 명이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며 "그리스에서 터키를 거쳐 한국으로 들어가려던 국가대표팀도 공항에 있었는데, 한국인이 타깃이 될 수 있다며 태극기가 그려진 옷을 다른 복장으로 갈아입었다"고 전했다.

터키 당국의 대처가 훌륭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스위스에서 요르단으로 가기 위해 아타튀르크 공항을 경유한 모하메드 알리는 당국이 침착하고 재빠르게 200여 명의 사람들을 공항 밖으로 대피시켰다고 했다. 그는 현지 TRT방송에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었다. 또한 매우 정중했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미국 NBC방송에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리기에 앞서 경찰관이 그를 제압해 피해를 줄였다"고 했다.

28일 오후 10시께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로 최소 36명이 숨지고 147명이 다쳤다. 현장 수습이 진행됨에 따라 사상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 당국은 이번 테러가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소행이라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테러도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테러처럼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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