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is] 'PD수첩', 박유천 논란 보도 아쉬웠던 이유

황소영 2016. 6. 2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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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황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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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PD수첩'은 박유천 성폭행 의혹과 관련 보름간 쏟아진 성급한 판단의 기사에 대해 비난을 던졌다. 그러면서 최종 법원의 판단이 있을 때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오프닝을 열면서 박유천의 인권도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야기는 점점 한쪽으로 치우쳐서 흘러갔다. 뚜껑을 열어보니 오프닝 멘트와는 달랐다.

28일 방송된 MBC 'PD수첩'에는 박유천 성폭행 의혹 논란에 대해 다뤘다. 피해 여성들의 인터뷰와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일지라도 그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합의금, 공갈, 협박, 꽃뱀, 조폭 등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사건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성폭행 사건 자체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남성 우월주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사건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에 대해 꿰뚫으면서도 'PD수첩'은 어딘가 모르게 편향적으로 흘러갔다. 이 사건에 대해 욕심이 많았던 것일까.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는지 중구난방이기도 했다.

박유천 성폭행 의혹 사건은 지난 10일 1차 고소녀가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1차 고소녀가 5일 후 고소를 취하했지만 다음 날 2차 고소녀에 이어 3차 고소녀, 4차 고소녀가 연이어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박유천은 1차 고소녀를 상대로 맞고소에 나섰고 다른 고소녀들 역시 맞고소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

'PD수첩'에서는 고소녀 중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경찰에 신고까지 했던 고소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소녀는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정황들에 대해 상세하게 전했다. 노래를 크게 튼 후 할 말이 있다고 화장실로 여성을 데려가 키스하면서 강제로 꿇어 앉히고 성폭행을 했다는 것. 해당 여성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억울함을 토로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유명인인 박유천 때문에 되레 신상이 공개되며 상처를 받을까 걱정했던 친구의 설득에 신고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후 1차 고소녀의 합의금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1차 고소녀의 남자친구는 "일단 합의라는 건 전혀 없었다. 그냥 조용히 접고 싶어서 취하를 한 건 맞는데 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 기사 뜨고 나서 한 번도 그쪽 관계자를 만난 적 없다. 일이 커지니까 빨리 접고 싶었던 이유로 고소를 취하했다. 무고죄를 계속 밀고 나간다면 솔직히 피해를 볼 쪽은 그쪽(박유천)이다"라고 말했다.

박유천의 소속사 측과 접촉을 거듭 시도했던 'PD수첩' 제작진은 결국 인터뷰를 시도하지 못했다. 박유천의 법률대리인 역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이야기는 모 기획사 대표와 정신과 전문의의 인터뷰가 등장하면서 박유천의 그러한 거듭된 행동이 자기합리화로 인한 것이며 일반적인 남자 연예인들이 유흥업소를 자주 찾아 논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고소녀 4인 외에 또 다른 여성과의 인터뷰도 나왔다. 이 여성은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의 이야기는 앞서 인터뷰에 응했던 고소녀의 주장과 흡사했다. 하지만 댓글을 보고 상처를 심하게 받았다는 이 여성은 고소하기가 너무 무섭다고 밝혔다.

실제 인터넷에서 이 사건 이후 고소 여성들의 비난과 공격이 잇따랐다. 이를 웃으면서 보도한 매체들 역시 문제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나와 이번 사건과 관련, 왜곡된 시선이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있는 남성 특권주의에 대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우리나라 사회의 미성숙함에 대해 지적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번 사건에 대해 꼬집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PD수첩'이 고소녀와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확실한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마치 결론을 내린 것처럼 박유천 성폭행 논란에 대해 '불법적인 성매매'에 대한 언급과 비난이 거세졌다.

박유천의 근무 태만과 함께 스타들의 스킬만 요구할 게 아니라 인성과 도덕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팬들의 스타를 향한 애착, 모 기획사 실장이 느낀 연예인 실태, 연예인 논란에 대한 끊이지 않는 잡음에 대해 늘어놓았다. 사건의 본질은 점점 흐려졌고 제작진과 비슷한 시각을 지닌 전문가들의 이야기로 채워지면서 편향적으로 흘러간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던 오프닝은 지워진 지 오래였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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