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상태도 수조원대 분식회계..검찰, 구속영장 청구

유희곤 기자 2016. 6.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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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대검 특수단 ‘대우조선해양 회계사기’ 수사

남상태 전 사장(66·사진)이 지시해 저지른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규모가 수조원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재호 전 사장(61) 재임기간을 포함하면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가 9년 동안 10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남 전 사장이 2006~2011년 재임기간 동안 저지른 회계사기가 순자산 기준으로 수조원대라고 잠정 결론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고 전 사장 재임기간인 2012~2014년 분식회계 규모가 약 5조400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연결기준으로 2011년 1조103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3년 만인 2014년 742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분식회계는 차입금 마련 등 경영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생계형’이 많다. 하지만 남 전 사장은 성과급을 올리거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는 ‘탐욕형’이었다고 한다. 특수단은 남 전 사장의 회계사기가 고 전 사장보다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있다. 남 전 사장 재임기간 국내 조선업 경기가 호황이었는데도 경영을 개선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장부 조작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특수단은 대우조선해양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등과 별개로 지난 1월 말부터 남·고 전 사장 재임기간 분식회계를 조사해왔다.

남 전 사장은 지난 27일 검찰에 나와 조사받다가 자정을 넘겨 검사실에서 긴급체포됐다. 주요 증거물을 제3의 장소에 숨겨두고 관련자에게 허위 진술을 부탁한 것이 이유다. 검찰은 28일 밤 남 전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자진 출석한 남 전 사장을 긴급체포한 이유에 대해 “남 전 사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했으며 심리상태가 불안했던 것도 이유”라며 “남 전 사장이 자신의 혐의를 방어하기 쉽지 않다고 느끼고 크게 동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을 구속하는 대로 정확한 회계부정 과정 등 구체적인 경영비리를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와 경영비리에 집중해 신속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남 전 사장이 대학 동창인 휴맥스해운항공 대표 정모씨(65·구속), 건축가 이창하씨(60) 등에게 특혜를 제공한 혐의도 수사할 계획이다. 정씨는 특혜를 받은 대가로 남 전 사장이 재임 중일 때는 금품을 건네고 퇴임한 뒤로는 사무실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대우조선해양의 오만 선상호텔 사업과 서울 당산동 사옥 매입에 개입해 수백억원의 부당수익을 올린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단은 최근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강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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