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맏형 장현수의 '우리·함께·의지' <우리가 함께 의지한다면 크게 사고 칠 수 있다>

2016. 6. 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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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 장현수. 스포츠동아DB
올림픽축구대표팀 후배들에게 메시지
병역 해결했지만 올림픽 출전의지 커
“함께 수비, 함께 공격, 그리고 이긴다”
런던올림픽 개막 직전이던 2012년 7월 1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최종 엔트리를 이미 발표한 홍명보 감독(현 항저우)의 올림픽대표팀은 출국을 사흘 앞두고 인천 코레일(내셔널리그)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그 때만 해도 장현수(25·광저우 푸리)는 이날이 악몽의 하루가 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 평범한 볼 경합, 쭉 뻗은 그의 왼쪽 무릎을 상대 선수가 깔고 앉았다. 전치 12주. 그렇게 생애 첫 메이저대회 출전의 꿈이 사라졌다. 가장 몸이 좋을 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있었다.

악몽은 2014브라질월드컵까지 이어졌다. 최종 엔트리 탈락. 주장으로 출격한 2014인천아시안게임 정상에 서며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지만, 가슴 한구석의 허전함은 지울 길이 없었다. 올림픽은 그의 축구인생에서 꼭 거쳐야 할 관문이었다.

2년이 흘러 기회가 열렸다. 장현수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발탁됐다. “리우에 함께 가자”는 신태용(46) 감독의 제안에 주저 없이 “꼭 출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리우올림픽 최종 엔트리 발표 다음날인 28일 전화통화에서 장현수는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과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의지는 23세 이하 선수들 못지않게 간절하다”며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다.

-병역도 해결했다. 올림픽 출전 결심은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부터 구단에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광저우 푸리 단장님을 계속 졸랐다. (병역면제를 받았지만) 올림픽이 너무 그립다고, 정말 너무 뛰고 싶다고, 간절하게 출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본인에게 올림픽이란 어떤 의미인가.

“4년 전 런던대회를 정말 절실하게 준비했다. 정말 준비도 착착 잘 되고 있었다. 그러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마지막 순간 하차했다. 물론 지금 돌이켜보면 그 사건은 중대한 터닝 포인트였다. 한 걸음 떨어져 선배, 형들의 경기를 보며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그래서 더욱 축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

-올림픽대표팀의 맏형이라 부담이 클 것 같다.

“책임감과 부담은 당연히 짊어져야 한다. 그래도 나 혼자가 아니다. 다른 동료들이 있고, 후배들이 함께 뛴다. 홀로 이겨내려 애쓰다보면 팀 전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모두의 힘으로 조화롭게 잘 극복하고 이겨내겠다.”

-올림픽대표팀 동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솔직히 올림픽을 경험하지 못해 어떤 메시지를 줘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형으로서 한마디 한다면 ‘우리’, ‘함께’, ‘의지’라는 세 단어를 가슴에 새기자고 하고 싶다. 우리가 함께 의지한다면 크게 사고 칠 수 있다.”

-그간 지켜본 올림픽대표팀의 강점과 약점을 짚어달라.

“외부에선 올림픽대표팀의 디펜스가 약하다는 이야기를 계속 한다. 일부는 맞다. 조금씩 불안한 장면을 보여줬다. 그런데 큰 스코어차로 진 경기도 거의 없다. 불안요소일 뿐, 약점이 아니다. 특유의 끈끈함과 팀워크는 정말 훌륭하다.”

-국제대회에선 수비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님께서 ‘공격을 잘하면 경기를 이기고, 수비를 잘하면 우승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수비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나 혼자 수비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난 올림픽에서 함께 할 후배들보다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 경험과 나이가 좀더 많을 뿐이다. 우리는 함께 수비하고, 함께 공격한다. 그리고 이길 것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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