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SK 최승준의 야구, 스스로 이겨내 더 놀랍다

2016. 6. 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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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승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FA 정상호 보상선수에서 SK 중심타자로
시범경기 부진과 제한된 기회, 스스로 이겨낸 역경
kt전 개인 첫 3연타석 홈런, 개인 최다 6타점 펄펄

SK 최승준(28·사진)이 훨훨 날았다. 개인 통산 첫 3연타석 홈런, 역대 FA(프리에이전트) 보상선수 사상 최다 홈런 기록(14개)도 새로 썼다. 어감도 좋지 않은 ‘보상‘선수였지만, 이젠 당당한 한 팀의 중심타자다.

최승준은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6타점을 올렸다. 3안타는 모두 홈런이었다. 3회초 2점홈런을 시작으로, 5회 솔로홈런, 6회 3점홈런까지.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에 시즌 4번째, 통산 46번째, 개인 최초 3연타석 홈런이다.

최근 중심타선에 고정된 최승준에겐 하루, 하루가 기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까지 최승준은 LG에서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한 수많은 거포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지난해엔 개막전 4번타자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고작 8경기 출장에 그치고 1군에서 사라졌다. 더 이상 오지 않은 기회, 그렇게 그는 FA 정상호의 반대급부로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SK에 오기 전까지, 20경기에 나선 2014년이 1군에서 가장 많은 모습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어느덧 프로 11년차, 시간이 점점 그를 기다려주지 않는 상황에 고향팀에서 2번째 기회를 얻었다.

SK는 오로지 최승준이 가진 장타력에 ‘베팅’했다. LG는 기대를 접었던 최승준의 지명을 의외로 받아들였고,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친화적 구장이 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맞춰 거포들을 수집한 SK의 선택은 적중했다.

최승준은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변화구 대처에 약점을 드러내는 등 좀처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5경기서 타율 0.100(40타수 4안타), 삼진은 전체 타석의 절반이 넘는 25개였다. 계속해서 믿음을 보인 김용희 감독마저 기회를 줄 명분을 잃었다.

결국 부진으로 인해 2군에 머무는 등 최승준에게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그러나 최승준은 제한된 기회 속에서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시즌 5번째 선발 출장이었던 5월 12일 문학 두산전에서 상대 에이스 장원준을 상대로 첫 홈런을 터뜨리면서 터닝포인트를 잡았다.

예전 같았으면 무너질 수 있던 상황을 스스로 이겨냈다. 6월 들어선 홈런 페이스가 더욱 가파르다. 어느덧 2004년 KIA 손지환(현 SK 타격코치)의 13홈런 이후 역대 보상선수 이적 직후 최다홈런을 넘어섰다. 3연타석 홈런으로 14홈런을 신고한 이날은 SK의 시즌 73번째 경기였다. 아직 시즌은 71경기나 남았다.

경기 후 최승준은 “야구를 1군에서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감사하다. 4연타석 홈런도 욕심났지만 야구가 치고 싶다고 다 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가볍게 쳤으면 더 좋았을 텐데 힘이 너무 들어간 것 같아 아쉽다”며 활짝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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