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이정후와 안치홍, '전학생'의 다른 길

2016. 6. 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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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DB
지역연고 강화 위해 전학생 1차지명 대상 제외
1차지명 폐지→부활, 현 규약상 2013년 이후만 전학생 제외
2012년 광주에서 상경한 이정후, 넥센에 1차지명
2009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는 KIA 안치홍(26·현 경찰 야구단)이었다. 2008년 8월에 시행된 이 신인지명회의를 끝으로 지역연고를 바탕으로 한 1차지명 제도가 폐지됐다. 당시 고교 최대 유격수 중 한 명이던 안치홍은 중학교 3학년 때 구리 인창중에서 서울 대치중으로 전학을 갔다는 이유로 1차지명 자격을 잃었고, 2차 전체 1번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안치홍과 마찬가지로 전학생이지만, 1차지명을 받은 선수가 있다. 넥센이 27일 1차지명한 ‘바람의 아들’ 이종범 MBC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인 휘문고 내야수 이정후(18·사진)다. 이정후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12년 아버지의 은퇴와 함께 광주 무등중에서 서울 휘문중으로 전학했다. 예전 같았으면 1차지명이 불가능했지만, 넥센은 서울 연고권을 이용해 이정후를 품에 안았다.

전학생 이정후는 어떻게 1차지명을 받았을까. 신인지명에 관한 야구규약의 변화에 그 비밀이 있다. 다시 안치홍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 2008년 규약에 따르면, 고교 재학 중 전학한 선수는 1차지명에서 제외됐다. 중학교 시절 전학한 안치홍은 규약상 1차지명을 받는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당시 LG와 두산은 안치홍 대신 내야수 오지환과 투수 성영훈을 지명했다. 서울 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안치홍 이전부터 논란이 있던 부분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부터 타지역으로 스카우트되는 일이 많았고, 결국 중학교 때 전학한 선수까지 1차지명에서 제외하기로 합의됐다. 2008년 안치홍도 거기 해당됐다”고 설명했다.

전학생을 1차지명 대상에서 제외하는 건 지역연고 강화를 위한 장치 중 하나다. 고교는 물론 중학생 유망주들을 스카우트하는 일은 최근까지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2010드래프트부터 1차지명이 폐지되고 전면드래프트로 전환되면서 규약에 이에 대한 부분이 모두 삭제됐다.

2013년, 1차지명이 부활하면서 전학은 중·고교에 모두 적용하고, 유급생까지 1차지명 대상에서 제외하는 걸로 명확히 규약을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KBO와 구단이 ‘소급적용’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2013년 이후’라는 조항이 탄생했다.

야구규약 109조[1차지명] ②항엔 ‘2013년부터 대한야구협회 최초 선수 등록을 기준으로 각 구단 배정학교(중·고등학교) 선수 중에서 선발하며, 2013년 등록이후 타구단 배정학교로 전학한 선수는 1차지명에서 제외된다’고 명시돼 있다.

2013년 이전 중·고교 전학생은 이 조항을 적용받지 않는다. 첫 번째 수혜자는 LG 임지섭(21·현 상무)이었다. 신인지명을 불과 1년 앞둔 고2 때인 2012년 마산 용마고에서 제주고로 전학했으나, 이듬해 드래프트 제도 변화와 동시에 제주도의 연고권을 가진 서울팀 LG에 1차지명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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