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름도 버렸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격전

이성택 입력 2016. 6. 29.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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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리브' 출시하며 경쟁 본격화

비대면 업무 처리 추세에 대응

향후 인터넷은행과 대결도 염두

모바일뱅킹에 환전ㆍ송금까지

은행 고객 아니라도 서비스 이용

브랜드에 은행 이름 표기 안 해

KB국민은행이 28일 ‘현금 거래 없는 스마트한 생활’을 표방한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인 ‘Liiv’(리브)를 출시하면서 은행권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높은 인지도를 가진 은행 이름을 포기하면서까지 플랫폼 강화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이날 리브 출시로 국내 주요 은행들은 거의 저마다의 모바일 플랫폼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5월 우리은행이 내놓은 ‘위비뱅크’를 필두로, IBK기업은행(i-ONE뱅크) 신한은행(써니뱅크) KEB하나은행(1Q뱅크) 등이 줄줄이 모바일 플랫폼을 선보였고, NH농협은행도 오는 8월 ‘올원뱅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모바일 플랫폼은 기존 모바일뱅킹에다 환전, 간편 송금, 계좌 개설 같은 각종 비대면 금융서비스 기능을 더한 일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다만 해당 은행과 기존 거래 관계가 없는 고객도 각종 금융 서비스를 폭넓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모바일뱅킹과 다르다. 현재 기업ㆍKEB하나은행 등은 기존 모바일뱅킹을 확대 개편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꾸렸고, 우리ㆍ신한ㆍ국민은행 등은 모바일뱅킹과 별도로 모바일 플랫폼을 만든 상태다.

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은행업무 처리가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금융서비스 전달 채널별 업무처리 비중은 모바일 뱅킹을 포함한 전체 인터넷 뱅킹(40.1%)이 창구거래(10.8%)의 4배에 육박한다. 또 모바일 뱅킹의 하루 평균 이용 실적은 지난해 1분기 4,035만3,000건에서 올 1분기 5,115만건으로 1년 만에 26.8%나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조만간 출범을 앞두고 있는 것도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 강화를 서두르는 이유다. A은행 관계자는 “카카오톡(카카오뱅크)과 카드가맹점(K뱅크)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가진 인터넷은행과 경쟁하려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의 확장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은행들은 모바일 플랫폼 마케팅에서 은행 이름까지 과감히 버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실제 리브나 위비뱅크, i-ONE뱅크, 써니뱅크, 1Q뱅크, 올원뱅크 등 모바일 플랫폼 브랜드 어디에서도 은행 명이 드러나지 않는다. B은행 관계자는 “타 은행 이용 고객도 거부감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은행들은 또 플랫폼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당장 수익은 안 나더라도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속속 탑재하고 있다. 리브의 경조사 알림이나 더치페이 서비스, 우리은행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 기업은행의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C은행 고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은행들이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가 비슷해지고 있어 각 은행들이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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