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폭기 피격으로 악화한 러-터키 관계 복원 조짐(종합)

2016. 6. 2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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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푸틴에 화해 서한.."협상 순탄치만은 않을 듯"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르도안, 푸틴에 화해 서한…"협상 순탄치만은 않을 듯"

(모스크바·이스탄불=연합뉴스) 유철종 하채림 특파원 = 지난해 11월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으로 급속히 악화했던 양국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사망한 러시아 전폭기 조종사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피해 보상 의사를 밝히면서다.

러시아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28일(현지시간) 이와 관련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의 요구에 부응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러시아가 지난 7개월 동안이나 터키의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단호히 거부해 왔다"면서 "양국이 크렘린이 내세운 조건에 따라 대화 재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터키가 러시아 측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양국 간에 관계 복원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는 해석이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전날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서한을 받았다"면서 "터키 지도자가 서한에서 전폭기 격추 사건 해결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페스코프는 또 터키 정상이 서한에서 사망한 러시아 조종사 유족에 대한 위로와 애도의 뜻을 밝히고 '사과한다'는 말을 했으며 조종사를 살해한 터키인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고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날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사실을 확인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보낸 서한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를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서한에서 러시아가 터키의 친구이자 전략적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터키는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도 이날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서한에서 사고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고 필요하면 보상금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 과정이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터키 당국은 낙하산으로 탈출하던 러시아 전폭기 조종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는 터키인에 대한 재판도 재개할 계획이다.

러시아와 터키 관계는 지난해 11월 터키 F-16 전투기가 시리아-터키 국경 지역에서 시리아 공습작전에 참여했던 러시아 수호이(Su)-24 전폭기를 격추한 사건 뒤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

러시아는 이후 터키산 농산물 수입과 자국민의 터키 여행을 금지하고 자국 내 터키 근로자들을 추방하는 등의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는 한편 터키가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배상과 책임자 처벌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관계 개선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같은 러시아 측의 요구를 완강히 거부해오던 터키가 태도를 바꾼 데는 경제·외교적 요인 등 여러 이유가 함께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근 주변국들과의 관계 악화로 어려운 처지에 빠졌고 러시아와의 관계 단절로 심각한 피해를 당한 관광·항공 분야 업체들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 연구원 알렉세이 말라셴코는 "터키 주변 정세가 크게 변했고 터키와 유럽과의 관계도 나빠졌다"며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터키의 EU 가입 협상을 계속해 미루며 터키인들을 모욕한 유럽에 자극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러시아 관광객이 없는 터키 해변과 터키인이 없는 러시아의 건설 공사장이 다른 어떤 군사·정치적 위협보다 훨씬 더 강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터키에 대한 러시아의 경제 제재가 주효했다는 해석이었다.

러시아와 터키 대통령실은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29일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한 양국 관계가 곧바로 복원 수순을 밟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페스코프 공보비서는 28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행보가 이루어졌지만, 추가 조치들이 필요하다"며 "며칠 안에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이날 격추 전폭기에 대한 피해 보상 문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보상금을 지불하겠다"고 했던 전날의 발언을 번복해 향후 양국 정부 간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또 전날 에르도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 '사과한다'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는 러시아 측의 발표를 반박하며 "나는 조종사 유족에게 조의를 전하며, 그들과 고통을 나누고 싶다. 유족에게 '양해해달라(Excuse us)'고 말하고자 한다"는 표현이 담겼다고 정정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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