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넉달만에..홍기택 돌연 휴직놓고 설왕설래

세종=세종=조성훈|정혜윤 기자|기자 2016. 6. 2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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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AIIB 부총재, 산은 회장 재임 당시 대우조선 부실 책임 등 언론보도 부담으로 작용

[머니투데이 세종=세종=조성훈 기자, 정혜윤 기자] [홍기택 AIIB 부총재, 산은 회장 재임 당시 대우조선 부실 책임 등 언론보도 부담으로 작용]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5.10.7/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Chief Risk Officer)가 돌연 6개월 휴직을 신청한 것을 놓고 설왕설래가 분분하다. 홍 부총재는 지난 2월 임명된 이후 불과 4개월만에 휴직을 신청했다.

정부가 파악한 본인의 휴직사유는 일단 "심적 부담"이다.

자신이 산업은행 회장으로 재임할 당시 대우조선해양 부실이 심화됐다는 감사원 결과와 대우조선 지원 결정을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주도했다고 밝힌 언론 보도이후 파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나 청와대의 압박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부총재의 발언에 청와대가 상당한 불쾌함을 토로해왔던 만큼, 청와대측에서 홍 부총재과 접촉해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 부총재 스스로도 검찰이 대우조선 전 경영진에 대한 비위 수사에 속도를 내고 국회가 청문회를 추진하면서 여론이 악화되면서 당혹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검찰의 소환조사나 청문회로 인해 홍 부총재가 자리를 비울 경우 기구내에서 우리나라의 이미지 타격은 물론 본인의 업무수행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홍 부총재가 맡은 리스크 담당 부총재 역할은 AIIB의 투자와 재무 위험에 대한 평가, 분석을 총괄하는 것이다. 그는 AIIB 핵심 투자결정기구인 투자위원회에 참여하는 4명의 위원 중 한명이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방기한 장본인으로 거론되는 마당에, 그가 리스크 담당 부총재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IIB사무국이 홍 부총재의 휴직을 수락한 것도 이같은 전후 사정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그가 휴직을 선택한 것은 신생 조직의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사실상 사퇴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각에선 홍 부총재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수사와 청문회에 대비하기 위해 휴직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AIIB 부총재직은 경선을 통해 총재가 추천, 이사회가 결정한다. 물론 사전에 지분을 가진 국가간 협의가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자리는 아니다. 따라서 스스로 퇴임하지 않으면 끌어내리기 어렵다.

또 자진사퇴하더라도 후임 부총재직을 우리 몫으로 유지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게 정부의 고민이다.

한국은 독일, 영국, 인도, 인도네시아와 함께 5명의 부총재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의 AIIB 지분율은 3.81%로 57개 전체 회원국 중 중국(30.34%)과 인도(8.52%), 러시아(6.66%), 독일(4.57%)에 이어 다섯번째로 높다. 지분이 높지만 부총재가 없는 나라도 있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재는 본인과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돼 다른 후보들을 물리치고 그 자리에 간 것인데 물의를 일으켜 상당히 곤혹스럽다"면서 "본인의 능력으로 그 자리에 간 게 아닌 만큼 국가를 위해 본인 스스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세종=세종=조성훈 기자 search@, 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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