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정치 '유리천장 깨는' 미혼모 가수 나라의 도전기

최종일 기자 입력 2016. 6.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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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총선
지난 19일 울란바토르에서 가수 출신으로 국회의원에 도전한 나라가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몽골 가수이자 미혼모인 나라는 지난 19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미니스커트 대신에 전통 의상인 델을 입고 총선 유세를 벌였다. 여성 정치인들에게 29일 선거는 더욱 험난한 도전이어서 유세에 임하는 각오는 여느 때와 다르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수년 동안 아시아에서 여성 정치인들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고, 몽골에서도 몇몇 조치들로 인해 성평등은 진전됐다. 하지만 수주 전에 대다수 남성 의원들은 표결로 여성 후보 비중을 줄였다.

애칭이 나라인 문크투리인 나란투야(33)는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스템을 바꾸고, 이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에 나를 참여시키고 싶다"며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두살바기 사내 아기의 엄마이자, 히트송 '내 자신의 발견(Discovering Myself)'을 가진 나라는 페이스북 팬이 17만5000명이나 되는 몽골 유명 스타이다. 동시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가정 폭력 경험을 알리는 등 사회 활동도 활발하다.

하지만 나라는 유세 기간 동안 성차별적인 모욕을 들어야 했다. 한번은 일본에 있는 술집에서 접대부로 일했다고 비난하는 동영상이 온라인 올라오기도 했다.

나라는 "왜 우리가 우리의 의료서비스를 개선시키지 못하는지, 왜 부유한 사람들만 해외로 나가 치료를 받는지 좌절을 느낀다"며 "(그런데) 내 경쟁자들은 내가 누구였는지, 내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만 가지고 나를 비방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울란바토르에서 가수 출신으로 국회의원에 도전한 나라가 유세 연설을 하고있다. © AFP=뉴스1

몽골은 지난 총선에서 각 정당과 정당연합 후보 명단에 여성이 30%를 채우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몽골 국회(총 76석)에 11명의 여성이 진출했다. 여성 의원들은 가정 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 탁아소 증설, 워킹맘 지원 등 여성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법안 발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 여성 후보 비중은 20%로 하향 조정됐다.

집권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 도전에 나선 루브산기인 에르데네치메그는 "우리 여성 의원들은 남자가 독점했던 이전 의회에선 결코 허용되지 않았던 다수의 중요 법률 문제를 해결했지만 (남성의원들은) 여성 정치 참여를 확대시키고픈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일갈했다.

'변화를 위한 여성 옹호' 그룹의 사무총장 졸자야 밧크후야그는 규정 변경은 "과반의 남성은 여성과의 권력 공유를 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여성들의 기대는 높다. 35세 유권자 부얀토그토키인 체렌둘람은 "여성이 정치 리더십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몽골에서 여성이 가정일을 결정하는 것은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몽골 교육복지부에 따르면 몽골에서 일부 분야 에선 이례적으로 여성들의 위상이 높다. 고등교육 기관의 졸업생 중 3분의 2 이상은 여성이다.

교육 격차는 어릴 때 시작된다. 시골 가정들은 여아들이 공부하도록 도시로 보내지만, 남자 아이들은 주로 집에서 가축을 키우도록 한다.

하지만 몽골국립대학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임금은 높은 학력 수준에도 불구하고 남자보다 평균 19% 적을 정도로 보수적 인신과 성차별은 여전하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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