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상담 월급쟁이 늘었다..정신과 강남권에 42%

박효목 기자 입력 2016. 6. 28. 11:50 수정 2016. 6. 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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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60만명… 4년새 12%↑

점심시간에 병원·전화 상담

적극 치료… 우울증 인식 변해

서울 정신과 42% 강남권 몰려

현대 사회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정신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정신 질환이 있어도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젊은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를 찾거나, 적극적으로 상담센터에 전화해 고민을 털어놓는다.

서울 시내 정신과 병·의원의 거의 50%가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강남 일대에 몰려 있을 만큼, 이제는 정신과 진료가 ‘양지’로 나오고 있다. 강남 일부 정신과 병원은 한 달 뒤까지 예약이 꽉 차 있을 정도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입원 및 외래 환자는 지난해 기준 60만1152명으로, 2011년에 비해 12.4% 증가했다. 특히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회사 근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종로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여·30) 씨는 두 달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았고, 얼마 전 부모의 이혼까지 겹쳐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고민하던 김 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매주 한 차례 직장 인근 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퇴근 후 집에서 혼자 울면서 부정적인 생각만 들고 괴로웠다”며 “병원에서 40여 분씩 상담을 받으면서 기분도 많이 나아졌고, 자신감도 회복했다”고 밝혔다.

강남구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는 원모(여·26) 씨는 수업이 없는 오전 시간을 이용해 정신과에 다닌 지 두 달이 됐다. 원 씨는 “처음에 정신과를 알아보는데, 한 달 정도 예약이 꽉 차 있다는 말을 듣고 ‘정신과에 다니는 걸 조금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구나’ 하고 깨달았다”며 “치열한 수강생 쟁탈전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병원에 다니고 한결 나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정신건강재단이 지난해 서울 시내 지역별 종합정신병원 및 개인 의원을 조사한 결과, 372곳 중 직장인들이 많은 강남권에 156곳(41.9%)이 몰려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의 일부 정신과 의원은 환자가 많아 7월 중순까지 예약이 꽉 차 있다. 정신과 병원 외에 상담센터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생명의전화 관계자는 “서울에서 한 달 평균 2000여 건의 상담전화가 온다”며 “정기적으로 전화해 본인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과를 찾는 환자는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병을 앓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심평원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는 노인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우울증 치료를 받은 70대 이상 노인은 14만7905명이며, 2011년에 비해 20.1% 늘었다. 특히 지난해 70대 이상 우울증 환자 가운데 여성이 10만5775명으로 71.5%를 차지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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