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롤터' 놓고 영국·스페인 갈등 재연
[경향신문] ㆍ스페인, 주권 주장 나서자…영 정부 “협상 없다” 반박
영국과 스페인 사이의 300년 묵은 갈등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스페인과 접해 있는 영국령 지브롤터를 놓고서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교장관은 26일(현지시간) ITV방송에 나와 “우리가 유럽연합(EU)에 속해 있지 않더라도 지브롤터의 영토는 당연히 지킬 수 있다. 경제적으로 다소 피해를 입을지 모르지만 영토 문제는 다르다”고 말했다. 영국 외교부도 지브롤터 주민 의사에 반하는 주권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는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마르가요 스페인 외교장관이 24일 BBC방송에 “지브롤터에 스페인 국기를 꽂는 일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한 데 대한 반박이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요충지인 지브롤터는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고 세율이 낮아 조세도피처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3일 투표에서 95.9%가 EU 잔류를 지지했다. 인구 3만2000명 가운데 탈퇴에 투표한 사람은 823명에 그쳤다. 주민 의사에 반하는 영국 국민투표 결과에 300년 전 땅을 빼앗긴 스페인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파비안 피카르도 지브롤터 수석장관은 “지브롤터가 일부분이라도 스페인에 속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브롤터는 그동안 두 차례 주민투표에서 99.1%(1967년)와 98.4%(2002년)의 지지로 영국령을 택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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