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시여, 이 '고퀄 CG'가 진정 TV 드라마입니까

김지원 기자 2016. 6. 2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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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마녀보감’ ‘운빨로맨스’ 등서 호평…사전제작 계절감 보완·PPL에 활용도

JTBC 드라마 <마녀보감>에서 CG를 사용한 장면.

산속에서 집채만 한 백호 한 마리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위압적인 모습으로 한 발 한 발 걸어 나오다 무서운 기세로 뛰어올라 사람을 덮친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지만, 영화가 아닌 TV 드라마 속 장면이다.

과거엔 TV 드라마 속 CG(Computer Graphics)가 엉성한 만듦새로 입길에 올랐다면, 최근엔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레벨이 높은 CG들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CG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한층 더 다양한 부문에 CG가 적극 이용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판타지 사극 드라마 <마녀보감>의 경우 주술, 초자연적인 소재를 많이 다루는 드라마의 특성상 CG를 담당하는 팀이 수십명에 이른다. 2회에 등장한 백호 CG를 맡은 ‘덱스터’팀은 주인공이 CG 동물인 영화 <미스터 고>부터 <해적> 등 다양한 작품에서 CG를 맡아온 바 있다. JTBC 조준형 CP는 지난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각각의 부분마다 잘하는 CG팀을 다르게 구성했다”며 “제작진과 CG팀이 시선을 맞추고 함께 동선 등을 논의하면서 제작해 높은 퀄리티의 CG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MBC <운빨로맨스>에서 CG를 사용한 장면.

마찬가지로 현재 방영 중인 MBC <운빨로맨스>도 초반 독특한 CG로 눈길을 끌었다. 극중 심보늬(황정음)가 자신의 게임 콘셉트를 발표하는 프레젠테이션 장면에선 제수호(류준열)를 둘러싸고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시키는 CG가 펼쳐진다.

단순히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데만 CG가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극중 몰입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배경에 색을 더하는 역할도 한다.

한 예로 올 초 종영한 tvN <시그널>의 경우 극중 배경이었던 선일 정신병원은 일반 건물에 CG가 덧입혀져 폐병원과 같은 스산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게 됐다. <대박> 등 사극이나 <미생> 등 오피스 드라마에서도 세트장 촬영의 한계를 극복하며 공간감을 살리기 위해 배경 CG는 보편적으로 덧씌워진다.

반(半)사전제작 드라마나 사전제작 드라마의 경우 촬영 시기와 방영 시기가 동일하지 않으므로 극중 계절감을 맞추기 위해 나무를 앙상하게 하거나 풍성하게 하기도 하는데 여기도 CG가 이용된다. 또 극중 경과된 시간에 따른 계절감을 나타내기 위해 일반 나무에 벚꽃을 합성하거나, 눈이나 꽃이 날리는 장면에도 CG가 포함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드라마 내용과는 별도로 PPL(간접광고)을 위해서 CG가 사용되기도 한다. 올 초 방영돼 큰 인기를 모은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 도입부 제품 PPL에 CG가 이용됐다. <태양의 후예> 중국 방영 버전엔 중국 현지 상품의 PPL을 위해 제품 이미지 CG가 덧입혀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장르에 따라 비중 차이가 있지만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갈수록 CG에 들이는 공력이 더 들어가고 있는 추세”라며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지면서 이전 같은 엉성한 CG로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전반적으로 최대한 자연스러운 CG를 만들어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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