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조의 The Taste <9> '더위 잡는 초계탕'
-이북 보양식으로 원기 회복, 여름 보양식 초계탕
어느 새 훌쩍 다가온 여름에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시원하고 편안한 공간과 주린 배와 지친 영혼을 달래줄 음식을 찾느라 분주하다. 한국에는 계절이나 특별한 목적에 따라 먹어야 하는 음식이 몇 가지 정해져 있는데, 더운 여름에 즐겨 먹는 닭고기와 찹쌀, 시원한 국수, 그리고 전복과 같은 고단백 식품이 대표적이다.
여름철 대표 음식인 냉면과 대표 보양식 삼계탕을 조합한 음식인 초계탕은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한 음식이지만 많이 알려져 있지도 않고,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도 아니다. 이북 지방에 뿌리를 두고 있는 초계탕은 종종 평양 음식, 또는 이북 음식으로 분류된다. 시원한 닭고기 탕은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식재료를 하나 하나 살펴보면 각각의 재료에서 우러나는 풍미가 이 독특한 음식의 포인트라는 점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초계탕이라는 이름은 문자 그대로 식초, 닭고기, 그리고 탕을 뜻한다. 한때 20가지 약초와 채소를 곁들여 만든 전통적인 궁중 음식으로 알려졌던 초계탕은 다른 고기육수를 사용한 음식과는 미묘하게 다른 맛을 낸다. 식초 베이스로 우려낸 새콤달콤한 육수가 무, 인삼, 그리고 약초를 곁들여 우린 닭고기 육수의 조화는 완벽에 가까운 맛을 자랑한다. 얼음을 동동 띄운 초계탕은 뼈째 갈아 넣은 고기와 배, 오이, 무 초절임, 그리고 겨자를 고명으로 곁들이면 비로소 완성이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음식을 가지고 여러 메뉴를 만들어내는 한국 식당에서 초계탕은 맛있는 계절 보양식이고, 또 이북 지방의 풍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음식이기도 하다. 평양 음식, 특히 평양 냉면은 가장 깔끔한 음식으로 명성을 떨쳐왔다. 한 두 번 먹어봐서는 평양 음식의 깊고 깔끔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적을수록 좋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 섬세한 단순함에 매료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초계탕은 이북 요리의 단순하면서도 다채로운 맛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음식이자 음식의 진화를 잘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하다. 초기의 초계탕은 겨울에 즐겨 먹던 음식이었지만 이제 여름철 보양식으로 자리잡았다.
아래 식당에서 초계탕과 평양식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평양초계탕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남한산성로 204
(031) 746-2479
영업시간: 평일 오전 11시 – 저녁 8시 반, 주말 오전 11시 – 저녁 9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4시 – 5시.
▶평래옥
서울 중구 마른내로 21-1
(02) 2267-5892
영업시간: 오전 11시 반 – 저녁 10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 반 – 5시. 일요일 휴무.
▶필동면옥
서울 중구 서애로 26
(02) 2266-2611
영업시간: 오전 11시 – 저녁 9시,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 휴무.
thepalate@gmail.com
▶크리스틴 조는
서울에 거주중인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틴 조(Christine Cho)는 16년째 전 세계를 돌며 자신의 방식대로 음식을 맛보고 요리하는 요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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